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5-10-23 15: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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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2차전지주 주가가 빠르게 회복하며 관련 2차전지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특히 2차전지 관련 ETF 가운데서도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셀 제조업체보다는 에코프로 등 배터리소재업체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 2차전지산업에 투자하는 ETF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에코프로 비중이 높은 상품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2차전지 주가 회복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2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0월 들어 전날까지 레버리지를 제외한 일반 ETF의 수익률을 보면 2차전지 관련 상품이 1위부터 9위까지를 휩쓸었다.
10번째가 돼서야 반도체 관련 상품(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포커스’)이 나온다. 10월 들어서는 이번 가을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반도체보다 2차전지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차전지소재Fn’이 44.67% 오르며 레버리지를 제외한 일반 상품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이 43.99% 뛰며 2위, BNK자산운용의 ‘BNK 2차전지양극재’가 41.08% 상승하며 3위에 올랐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38.74%),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K-2차전지북미공급망’(34.52%), KB자산운용의 ‘RISE 2차전지TOP10’(34.44%) ‘KODEX 2차전지산업’(32.56%) ‘RISE 2차전지액티브’(32.52%) ‘TIGER 2차전지테마’(32.29%) 등이 30% 이상 오르며 뒤를 이었다.
다만 개별 상품으로 보면 다 같이 크게 오르는 가운데서도 수익률의 차이를 보였다.
일반 2차전지 ETF 가운데 수익률 10위에 오른 ‘TIGER 2차전지TOP10’은 10월 들어 27.57% 상승하며 수익률 1위인 TIGER 2차전지소재Fn와 차이가 17.1%포인트 났다.
같은 기간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도 21.46% 올랐지만 TIGER 2차전지소재Fn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2차전지주 가운데 에코프로를 얼마나 담고 있느냐가 수익률의 차이를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TIGER 2차전지소재Fn 포트폴리오를 보면 에코프로를 25.65%로 가장 많이 담았다. 그 다음 많이 담은 종목도 에코프로비엠(19.73%)이다.
수익률 2위인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를 봐도 에코프로(18.20%)에 가장 많이 투자했다.
반면 수익률이 30%대에 머문 상품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나 LG화학 등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TIGER 2차전지TOP10은 LG에너지솔루션 비중이 27.1%로 가장 높았고 에코프로 비중은 4.36%에 그쳤다.
ACE 2차전지&친환경차액티브는 LG화학(9.14%)과 LG에너지솔루션(8.66%)이 투자 비중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에코프로 이름은 포트폴리오 주요 종목 안에 없었다.
10월 들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등의 2차전지주 주가도 크게 올랐으나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소재업체의 수익률을 따라 오지 못했다.
10월 들어 전날까지 에코프로 주가는 84.19% 상승했다. 엘앤에프(56.66%)와 에코프로비엠(46.19%) 등의 소재업체 주가도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LG화학 주가는 40.65%,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30.79% 올랐다.
최근 2차전지주 주가 상승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 기대감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 에코프로 주가 차트. <네이버페이증권>
2차전지산업을 향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살아난 상황에서 이전 고점 대비 크게 내린 에코프로에 더욱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에코프로 주가는 현재 8만 원대를 회복했지만 10월 초만해도 4만 원대에서 움직였다. 2023년 7월 주가가 30만 원까지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2년 동안 9분의1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가가 하락했다지만 올해 최저치는 26만6천 원으로 2023년 7월 고점 62만 원 대비 43% 수준이다.
2차전지 관련주 주가가 10월 들어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지금의 상승 추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전기차 수요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신호용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들의 적극적 글로벌 진출과 중소형 전기차 선호 증가는 국내 기업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에도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영업실적 회복은 단기간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미국 GM은 미국 전기차 수요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기존 투자 계획을 재정비하고 비용절감과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발표했다”며 “한국 2차전지산업이 집중하는 미국시장 주요 고객인 GM의 전략 변화는 부정적 이슈”라고 평가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