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 기자 sollee@businesspost.co.kr2025-09-0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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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식품 기업들이 보이그룹 ‘세븐틴’을 모델로 기용해 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사진은 CJ제일제당이 세븐틴과 협업해 내놓은 ‘비비고’ 제품. < CJ제일제당 >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유수의 식품 기업들이 보이그룹 ‘세븐틴’을 모델로 기용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푸드가 K팝으로부터 추진력을 얻어 해외 영토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비비고’의 첫 브랜드 홍보대사로 세븐틴을 선정해 글로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세븐틴의 공식 팀 색상인 로즈쿼츠(분홍색)와 세레니티(하늘색)를 활용한 디자인으로 한정판 비비고 김스낵과 떡볶이, 만두 등이 출시됐다.
현장 이벤트도 준비됐다. 세븐틴은 5월 데뷔 10주년을 맞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기념행사 ‘비데이 파티’를 열었는데 CJ제일제당도 비비고 부스를 함께 차려 팬들에게 한정판 협업 제품을 선물했다.
서울 중구 CJ제일제당센터에서 온라인 도장을 모아 세빛섬 행사장으로 가져가면 세븐틴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진행됐다. 포토카드란 아이돌 그룹 멤버의 사진이 인쇄된 카드로 팬들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5~6월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올리브영 명동역점’과 홍대 ‘트렌드팟 바이 올리브영 홍대’에서 세븐틴 협업 팝업인 ‘비비고 호텔’을 운영했다. 한정판 협업 제품과 세븐틴 10주년 기념 앨범 ‘해피 버스트데이’가 함께 판매됐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해외 마케팅에서도 세븐틴을 전면에 내세웠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는 7~8월 세븐틴이 출연한 비비고 광고 영상이 송출됐다. 미국 LA에서 8월 열린 ‘케이콘 LA 2025’에 차려진 비비고 부스 또한 세븐틴의 사진과 공식 팀 색상으로 꾸며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케이콘 LA 2025’에서 세븐틴을 테마로 운영된 비비고 부스가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세븐틴 한정판 제품도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11월까지 세븐틴과 협업한 비비고 제품을 미국과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세븐틴 중국인 멤버 디에잇의 ‘신라면툼바’ 중국 CF 갈무리. <농심>
농심은 중국시장에서 세븐틴과 함께 한다. 세븐틴의 중국인 멤버인 디에잇을 농심 해외 수출 전략 제품인 ‘신라면툼바’의 중국시장 홍보대사로 기용한 것이다.
디에잇은 중국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진행된 신라면툼바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 직접 출연해 실시간으로 제품을 판매했다.
중국 6개 대학교에서는 캠퍼스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디에잇의 사진 등으로 부스를 꾸몄다. 이 매장에서는 신라면툼바를 직접 시식할 수 있도록 했다.
대상은 일찍이 2023년 김치 브랜드 ‘종가’ 홍보대사로 세븐틴 멤버 호시를 발탁했다. 호시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김치를 꼽을 정도로 김치 애호가로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멤버다.
대상은 올해 4월 일본 시장에 호시의 사진으로 꾸며진 김치 제품을 선보였다. 4~5월 일본 도쿄에서 운영한 ‘김치 블라스트 도쿄 2025’ 팝업에는 ‘호시 구역’이 꾸며졌다. 호시는 지난해 열린 ‘김치 블라스트 부산 2024’ 팝업에 이어 이번 팝업에도 직접 방문했다.
이처럼 식품 기업들이 유명 K팝 그룹을 기용해 마케팅에 힘쓰는 것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제품과 브랜드를 알리고자 하는 취지로 읽힌다. K팝과 K컬처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에서 K푸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푸드의 인기는 K컬처의 확산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며 “한국 문화 콘텐츠의 인기는 K푸드의 글로벌 확산에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세븐틴 멤버 호시의 ‘종가’ 캠페인 사진. <대상>
2015년 데뷔한 13인조 보이그룹 세븐틴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발매한 앨범 ‘FML’은 그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앨범으로 집계됐다. 세븐틴은 이 앨범으로 빌보드200 차트에서 2위까지 올랐다.
2024년에는 영국 최대 음악 축제인 ‘글래스톤베리’의 주 무대에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서며 가디언과 로이터 등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유네스코 청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유네스코 총회장에서 K팝 아티스트 최초로 연설을 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