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준길 뉴로핏 대표이사(사진)가 1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성장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10년 가까이 뇌질환 영상 진단에만 매진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공식 치료 솔루션으로서 뉴로핏의 진단 제품을 함께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뇌 질환 진단·치료 인공지능(AI) 전문기업 뉴로핏의 빈준길 대표이사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빈준길 대표는 2016년 뉴로핏을 설립한 이래 뇌질환 연구에 집중하며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다양한 뇌질환 진단 기술을 개발해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MRI와 PET 솔루션을 모두 허가받은 최초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로핏의 주요 제품으로는 △뇌신경 퇴화 자기공명영상(MRI)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인 ‘뉴로핏 아쿠아’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 정량 분석 소프트웨어 ‘뉴로핏 스케일 펫’ △치매 치료제 처방 및 치료효과, 부작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뉴로핏 아쿠아 AD’ 등이 있다.
빈 대표의 오랜 기술 개발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2023년 7월 FDA 허가), 키순라(2024년 7월 FDA 허가)가 등장하면서부터다. 이들 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알츠하이머 치료는 기존에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서 질병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진단이 치료를 위한 출발점이 되면서, 정밀 진단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치료 전후 최소 2회 PET, 치료 중 5회 이상 MRI 촬영이 요구된다.
빈 대표는 “치료제 처방과 함께 진단 영상 판독 촬영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치료 효과와 부작용 중증도 판단은 정확한 정량적인 수치를 통해서 판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레켐비는 현재 전 세계 44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레켐비를 공동개발한 일본 제약사 에자이에 따르면 레켐비 매출은 출시 첫 해 43억 엔에서 2024년 443억 엔으로 930%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765억 엔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머병 치료제 후보 약물의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해당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로핏의 핵심 제품인 아쿠아 판매도 레켐비 국내 출시와 함께 급물살을 탔다. 레켐비 처방이 시작된 2024년 말부터 국내 주요 병원에 아쿠아가 연구용 데모로 도입됐으며, 국내 의료기기 인증을 획득한 이후 올해 4월까지 의료기관 31곳에 도입이 완료됐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연구용 데모에서 정식 제품 전환이 예정됐다.
빈 대표는 뉴로핏의 매출을 올해 57억 원, 2026년 165억 원, 2027년 314억 원으로 예상했다. 연간 비용 150억 원~200억 원으로 통제해 2027년에는 흑자전환 목표로 삼았다. 또한 지난해 18%였던 수출 비중도 올해 38%, 2026년 54%로 끌어올리고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일본, 중국, 미국을 주요 타깃 시장으로 잡고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에서는 대형 영상 장비 기업이 포진했지만, 병원의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의료 AI 도입이 더딘 점을 파고들었다.
그는 “뉴로핏 영상 진단 솔루션 3개 제품이 일본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매출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본 판매 파트너사를 통해 최근 큐슈 지역 연매출 5조 원 규모인 점유율 1위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에서는 2026년부터 의료기기 인증 허가를 받고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500여 개 병원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중국 파트너사와 함께 조인트벤처 설립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가장 큰 미국에서는 주요 병원들 그리고 대형 이미징 센터들을 상대로 직접 영업하고 있다. 빈 대표는 “활발한 해외 학회 활동과 글로벌 빅파마와 프로젝트를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덕분에 영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뉴로핏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일라이릴리와 공동 연구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뉴로핏은 현재 제품 매출과 함께 제약사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빈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와 일라이릴리와 협업하고 있다”며 “뉴로핏의 영상진단 솔루션으로 진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가 FDA의 허가를 받으면 해당 치료제 투여에 뉴로핏의 솔루션이 필수적인 동반진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의료 AI는 양질의 그리고 대량의 의료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으로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임상시험 데이터들까지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후발자들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로핏은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하고, 2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총 공모 주식수는 200만 주,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1400원~ 1만4천 원, 총 공모금액은 228억 원~280억 원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