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07-02 15: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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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가 우리금융에서도 ‘통합’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성 신임 대표는 신한생명 대표로 일할 당시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주도하며 통합법인으로써 신한라이프를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인물로 평가된다.
▲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사진)가 우리금융에서도 신한라이프 통합법인 출범 당시와 같은 시너지를 낼지 주목된다.
특히 당시 호흡을 맞추며 통합 행보를 함께했던 곽희필 대표가 ABL생명 대표 자리에 오른 만큼 두 보험사 대표가 긴밀히 소통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그룹 비은행 부문 핵심 계열사로 육성하겠다는 전략 아래 생명보험사 2곳을 동시에 품었다.
우리금융이 보험사를 그룹 자회사로 편입한 것은 10년 만으로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완성하는 큰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두 중국 다자보험이 공동 대주주였다. 이에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를 함께 인수하는 ‘패키지 딜’ 형태로 거래를 진행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그룹 정체성을 보험사에 빠르게 이식하고, 의사결정 효율성과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려면 두 회사를 통합하는 방향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모두 같은 생명보험업을 영위한다는 점에서 브랜드와 조직을 통합한 ‘단일 생명보험사’ 출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이미 그룹사로서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전략·사업본부 인력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 회사 임시주주총회 결과 공시에 따르면 동양생명 기타비상무이사에는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이, ABL생명 비상임이사로는 양기현 우리금융 사업포트폴리오본부장이 각각 선임됐다.
이정수 부사장과 양기현 본부장은 지난해 우리금융이 10년 만에 증권업에 다시 진출하며 우리투자증권을 출범할 당시에도 인수합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들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에도 투입됐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이 두 보험사의 ‘통합 시너지 창출’에 강한 의지를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처럼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가 새로 출범하는 가운데, 보험업계의 시선은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에게 쏠린다.
성 대표는 2024년 9월 우리금융이 꾸린 ‘생명보험회사 인수 태스크포스(TFT)’ 단장으로 영입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전략을 총괄해왔다.
그는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취임한 뒤 2021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 출범을 이끌며 보험 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입지적 인물로 꼽힌다.
성 대표와 함께 ‘신한 통합 모델’을 만들어냈던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도 ABL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돼 눈길을 끈다.
곽 ABL생명 대표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라이프에서 주로 보험 영업 부문을 맡아온 인물로 신한라이프 법인보험대리점(GA)인 신한금융플러스 설립을 주도했다.
▲ 곽희필 ABL생명 신임 대표이사(사진)는 앞서 신한라이프 통합법인 출범 당시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와 호흡을 맞춘 인물이다.
특히 2021년 통합법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할 때는 보험설계사 영업 채널을 총괄하는 FC1사업그룹 부사장으로서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와 함께 일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동양생명과 ABL생명 대표 인선을 놓고 우리금융이 향후 통합 생명보험사 출범을 위한 인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한다.
실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신임 대표 선임 직후 각각 임원 6명과 4명을 해임하고 조직 재정비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자리에는 통합 작업에 적합한 실무진 혹은 성 대표, 곽 대표와 호흡을 맞춰본 인물이 배치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2일 ABL생명 인사발표에 따르면 이성원 전 신한라이프 마케팅 그룹장이 ABL생명 영업채널총괄임원 부사장으로 합류하며 두 대표와 협업 경험이 있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물들이 계속 영입될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이날 기준 신한라이프에서 추가 이동은 없는 상태다.
성대규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는 한양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보험 산업 관련 주요 정책 업무를 수행했다.
2016년에는 보험개발원장을 맡아 보험산업 전반의 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을 이끈 뒤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선임돼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21년 출범한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로서 조직 통합과 내실 강화를 이끌었다.
2024년 9월부터는 우리금융그룹에 합류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과정 전반을 총괄하며 핵심 역할을 수행해 왔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