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극심한 폭염에 서울 여의대로 위로 아지랑이가 짙게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이상기후 영향을 집계한 종합 보고서를 내놨다.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1일 기상청,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2024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2024년에 발생한 이상고온, 호우, 대설 등 이상기후 발생 자료와 각 분야별 피해 현황과 향후 대책 등을 담았다. 집계한 분야는 모두 8개로 농업, 해양수산, 산림, 환경, 건강, 국토교통, 산업·에너지, 재난안전 등이 포함됐다.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2024년 들어 1973년 이후 가장 심각한 더위를 겪었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 열대야 외에도 장마철에 집중된 강수, 11월 대설 등 다양한 이상기후로 인해 여러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여름철 평균기온은 25.6도로 평년 대비 1.9도 높았으며 열대야 일수도 20.2일로 평년의 3.1배에 달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더위가 9월까지 이어진 탓에 9월 평균기온도 역대 최고 기록인 24.7도로 집계됐다.
농업 분야에서는 폭염과 고온으로 인해 국내 재배면적 3447헥타르에서 인삼, 레드향, 단호박 등 농작물 등이 피해를 입었다.
고온 현상이 해충인 벼멸구 생육기에 지속된 탓에 번식량이 늘어 해충 피해 면적도 1만7732헥타르에 달했다. 지역별로 피해 정도를 보면 전라남도가 9261헥타르로 가장 컸고 전라북도(3097헥타르), 충청남도(2979헥타르) 순이었다.
해양 해수면 온도는 17.8도를 기록해 최근 10년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상고수온 발생일수도 182.1일을 기록해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 3.6배 증가했다. 고수온 현상에 국내 양식생물이 대량 폐사하면서 143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여름철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기간 동안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3704명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다.
장마철 강수 패턴도 비정상적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철 강수 중 78.8%는 장마철에 집중됐는데 1973년 이후 가장 장마철에 강수가 집중되는 형태를 보였다.
특히 좁은 영역에 강하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는데 1시간 최대강수량이 100mm가 넘는 사례가 부산광역시 사하구, 경기도 파주시, 의정부시 등 9개 지점에서 관측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면적은 9447헥타르에 달했고 가축 피해도 102만 마리로 집계됐다.
겨울철 대설도 비정상적으로 높아 서울, 인천, 수원 세 지점에서 11월 일최심신적설, 일최심적설 모두 최곳값을 넘는 수치가 관측됐다.
일최심신적설은 그날 0시부터 내린 눈을 새로 관측해 하루 중에 눈이 가장 많이 쌓여 있었던 시간에 관측한 눈의 높이를 말한다. 일최심적설은 하루 동안 눈이 가장 많이 쌓여 있었던 시간에 관측한 눈의 높이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2024년은 우리나라는 연평균 기온 역대 1위 경신, 기록적인 열대야, 장마철에 집중된 호우, 11월 대설을 경험했고 전지구 평균기온도 산업화 이전 대비 역대 최고로 1.55도가 상승해 기후위기를 실감한 해였다"며 "기상청은 기후변화와 이상기후의 과학적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률 탄녹위 사무차장도 "미래세대를 위해 범부처와 민간이 협력해 기후대응을 위한 새로운 과제를 적극 발굴하는 한편 이상기후 피해를 최소화하고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과학적 분석과 정책적 실행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