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2025-01-09 14: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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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필두로 임기 중에 주요 대규모 자체사업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HDC그룹 내에서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정 내정자는 재무적 위험 요소가 상대적으로 큰 자체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관리 등에 역량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임기 동안 회사의 핵심 자체사업들을 순조롭게 추진할지 주목된다.
9일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서울원 아이파크 무순위 당첨자를 대상으로 계약이 진행된다.
이날 발표된 서울원 아이파크 558세대 무순위 청약 결과를 보면 1만353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18.55대 1을 기록했고 모든 타입의 청약이 마감됐다. 특히 전용면적 74㎡은 최고 경쟁률인 552.67.1을 나타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자체사업인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서울원 아이파크 무순위 청약이 호조를 이루면서 정 내정자는 일단 가벼운 발걸음으로 임기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4조5천억 원, 시공비만 3조7천억 원에 이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숙원사업이다. 이번 무순위 청약 결과에 따른 계약을 포함한 분양 초기 결과는 공사진행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실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원 아이파크 분양에서 올해 3월 말인 중도금 1회차 납부시점까지 판매를 마친 세대에 공사기간 진행률에 따라 매출로 인식한다. 그 이후 계약 세대는 준공 때 한 번에 매출을 반영한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지난해 11월 1856세대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1순위 평균 경쟁률 14.94대 1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전용면적 105㎡ 이상의 중대형 평형에서 미달이 발생한 가운데 전체 45%를 차지하는 전용면적 91㎡ 이하 물량은 해당지역 1순위에서 조기에 마감되는 등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전까지 전체 계약률 70%를 나타낸 데 이어 무순위 청약 결과까지 중대형 평형에서도 높은 계약률이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대표이사 임기가 2~3년이라는 점을 가정하면 정 내정자는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서 공사 진행의 절반 이상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의 철저한 관리는 정 내정자가 맡을 핵심 과제일 수밖에 없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 더해 올해 이어질 대규모 자체사업들은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정 내정자를 시험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자체사업은 토지 확보를 시작으로 시행, 시공, 분양까지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토지매입비용부터 분양 결과까지 건설사가 책임진다.
단순 도급사업과 비교하면 건설사가 시행이익까지 확보할 수 있어 수익성이 높지만 그만큼 재무부담 역시 커지는 만큼 재무적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정 내정자의 재무전문가로서 역량이 더욱 크게 요구되는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종합 금융부동산기업을 목표로 추진하거나 참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은 대부분 정 내정자의 예상 임기 안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할 주요 자체사업인 용산철도병원부지와 공릉역세권 개발사업은 올해 안에 착공이 예정돼 있다.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65-154번지 일대 1만948㎡ 부지에 1928년에 지어진 용산철도병원 본관을 용산역사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고 지하 6층~지상 최고 34층, 600여 세대 규모의 주거복합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건축 심의를 통과한 상황으로 사업비는 8300억 원가량이다.
공릉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노원구 공릉역 일대에 400여 세대 규모의 주거공간과 오피스 등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이 가결된 상태로 사업비는 3800억 원 수준이다.
2026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하고 있는 복정역세권 개발사업과 잠실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민간투자사업도 착공에 돌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복정역세권 개발사업은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 연면적 100만㎡ 부지에 업무 및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사업비만 11조8천억 원에 이른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의 2배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분 10%를 출자하고 시공 지분 28%를 보유하고 있다.
잠실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민간투자사업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수상면적을 포함한 35만7576㎡에 전시·컨벤션, 돔형 야구장 등 본 시설과 기타 부속시설을 건립하는 사업비 2조2천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HDC그룹이 20%를 출자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지분 28%를 지닌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을 놓고 대규모 자체사업의 성패가 향후 실적과 재무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바라본다.
한국기업평가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사업, 복정역세권 개발사업, 잠실스포츠·마이스 민간투자사업 등 대형 개발사업들을 계획하고 있다”며 “선투입되는 자본 등을 고려하면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보인 사업경쟁력을 보면 디벨로퍼로서 역량을 강화하고 재무안정성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분양이 진행되고 있는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과 관련해 “대규모 사업비가 소요되는 자체개발사업임을 고려할 때 분양실적과 사업 진행에 따른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성도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신한금융투자에 입사했다. 2000년 HDC자산운용을 시작으로 HDC그룹에 몸 담았다.
2008년 HDC현대산업개발 재무팀, 2016년 경영기획담당 상무를 지낸 뒤 2017년 HDC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로 돌아와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고 2020년에는 각자대표이사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2022년 지주사 HDC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최고경영자·CEO)에 내정됐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