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목표로 손해보험업계 순이익 1위를 내걸었다.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순이익과 자본 건전성 모두 업계 상위권 수준을 달성한 상황에서 올해도 전반적 경영 상황이 순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손해보험업계에서 순이익 1위를 달성하고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
다만 길어지고 있는 MG손해보험 인수 마무리는 김 사장이 풀어내야 할 과제로 평가된.
9일 증권가 의견을 종합하면 메리츠화재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메리츠화재의 계약서비스마진(CSM) 잔액이 2025년 말 기준 2024년 추정치보다 약 1.6% 증가하고 신계약 CSM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CSM은 보험사들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뒤 중요성이 커졌다.
미래에셋증권도 2025년 말 기준 메리츠화재 CSM 잔액과 신계약 CSM 규모가 2024년과 유사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손해보험업계 순이익 1위인 삼성화재를 추격하는 데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25년 회사 임직원에 보내는 메시지에서 새해 목표 1위 도전 의지를 확고히 했다.
김 사장은 “2024년은 1등에 도전하기 위한 힘을 축적하는 해였다”며 “지난 10년 동안 폭발적 성장을 지속해 온 우리는 이 순간부터 1등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수익성 높은 장기인보험 중심의 공격적 영업을 펼치며 2023년 처음으로 DB손해보험을 제치고 손해보험업계 순이익 2위를 달성했다.
이후 김 사장 취임 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별도기준 누적 순이익 1조4928억 원을 내며 업계 3위에 올랐다. 업계 2위인 DB손해보험(1조5780억 원)과 순이익 차이가 852억 원 수준으로 크지 않아 연간 실적으로는 2년 연속 순이익 2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별도기준 순이익 1조8344억을 올렸다. 메리츠화재와 3300억 원 가량의 차이가 나지만 김 사장은 추격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공격적 목표를 설정한 셈이다.
메리츠화재가 김 사장 취임 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자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57.01%로 2023년 말보다 14.81%포인트 상승했다.
5대 주요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7.56%포인트) DB손해보험(-4.32%포인트) 현대해상(-3.1%포인트) KB손해보험(-12.23%포인트) 가운데 가장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런 경영 성과를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인정받아 김 사장은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MG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발표됐지만 정치적 불확실성과 노조 반발에 실사도 시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MG손해보험 인수 완주는 김 사장이 올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MG손해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에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 움직임이 더뎌지고 MG손해보험 노동조합(노조)이 거세게 반발하며 아직 세부 실사도 시작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MG손해보험에 보유 계약, 보험부채 현황, 국내외 투자 자산 현황 등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MG손해보험이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 노조가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한 데 반발하는 주요 사유는 매각이 인수합병(M&A)이 아니라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MG손해보험 노조 측은 이에 매각 뒤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고 있다.
김 사장이 올해 MG손해보험 인수 과제를 안정적으로 마무리한다면 단기적 수익성 확대에 더해 장기적 이익창출력을 높이며 그룹 내 존재감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영서 한국신용펑가 선임연구원은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를 놓고 “인수 뒤 즉각적 보험수익성 개선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험계약관리로 이익창출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1977년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AT커니에서 컨설턴트 상무로 근무하다 2015년 메리츠화재로 자리를 옮겼다. 변화혁신TFT파트장, 자동차보험팀장, 상품전략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2023년 1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