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2나노 파운드리 투자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 정부도 이와 관련해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1공장. |
[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트럼프 2기 정부의 기조에 맞춰 미국에 2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시점을 예상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만 정부도 그동안 TSMC의 해외 공장 투자에 보수적 태도를 보여 왔지만 앞으로는 이런 계획을 활발히 지원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할 공산이 크다.
28일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우청웬 대만 과기위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차기 미국 정부는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더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TSMC의 2나노 파운드리 해외 투자를 허용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대답한 것이다.
TSMC는 내년부터 대만 신주 및 가오슝 공장에서 차세대 2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시작한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이 첫 고객사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내년 상반기 중 가동을 앞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는 수 년 전에 상용화한 4나노 파운드리 기술이 활용된다.
최신 반도체 생산 기술을 반드시 대만에서 운영해 국가 경쟁력 유지에 기여해야 한다는 대만 정부와 TSMC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 1월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에는 TSMC가 미국에서 최신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압박하는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미국의 반도체 기술을 대만에 빼앗겼다고 주장하며 대만에서 제조되는 반도체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TSMC가 트럼프 정부 압박으로 미국에 첨단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려면 대만 정부 승인이 필수다.
우청웬 장관은 이와 관련해 “2025년 이후 TSMC는 2나노 파운드리 투자를 어떤 국가에서든 진행할 수 있다”며 “정부는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내년부터 TSMC가 대만 공장에서 2나노 반도체를 가장 먼저 생산한다면 정부 차원에서 해외 투자를 활발히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TSMC는 현재 2나노 공정을 미국 애리조나에 도입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생산에 나서는 시점은 2030년 전후로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TSMC의 첨단 반도체 투자를 압박하고 대만 정부도 이를 승인한다면 2나노 투자 시점이 수 년 정도 앞당겨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TSMC의 해외 투자 확대가 대만의 기술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질문도 나왔다.
우청웬 장관은 “TSMC가 연구개발 시설을 모두 대만에 운영하고 있는 만큼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낮다”며 “TSMC의 해외 투자 확대를 활발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TSMC는 내년 초 미국 애리조나 공장 완공식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도 이 자리에 참석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따라서 TSMC의 미국 내 중장기 투자 계획도 이날 행사에서 더 구체적으로 제시될 공산이 크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