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LG유플러스 대표이사에 오른 홍범식 사장(1968년생)과 사장으로 승진한 현신균 LGCNS 대표(1965년생)는 모두 아직 50대로 그룹을 이끌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에 포함됐다.
이날 사장에 오른 김영락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도 1966년생이다. 지난해 인사에서 대표에 선임된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1969년생), 문혁수 LG이노텍 대표(1970년생) 역시 그룹의 젊은 피로 통한다.
반면 이번에 유임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1962년생),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1961년생), 이정애 LG생활건강 대표이사 사장(1963년생) 등은 60대 초반으로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경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현신균 LGCNS 대표이사 사장. < LGCNS >
경험이 많은 기존 경영진과 역동성 있는 젊은 인재들을 모두 기용함으로써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처하면서, 새로운 사업기회도 열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외부 인재 중용도 이번 인사 특징이다.
홍범식 신임 LG유플러스 사장은 글로벌컨설팅 기업인 베인&컴퍼니 출신으로 2019년 LG에 합류했다. 전임자였던 황현식 사장과 하현회 사장, 권영수 부회장 모두 LG 출신이었던 것과 달리 외부 출신이 LG유플러스를 이끌게 된 것이다.
LG 측은 “올해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10명을 영입해 LG 내 각 분야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고, 새로운 시각을 접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LG화학은 북미 외교 전문가로 꼽히는 고윤주 전 제주특별자치도 국제관계대사를 영입하며,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각 경영진에 독립적 권한을 대폭 부여하며 미래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은 향후 5년 동안 그룹 차원에서 100조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바이오, 클린테크 등 이른바 ABC 성장분야에서 미래기술을 선점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각 경영진이 창의력을 발휘하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준다는 방침을 정했다.
구 회장은 스스로 회장이 아니라 지주사 LG 대표로 불리기를 원할 정도로,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세부 의사 결정은 전문 경영진에 맡기고, 자신은 그룹의 미래 사업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LG 측은 “이번 임원 인사는 ABC를 중심으로 '미래 준비'를 철저히 하며, 각 분야에서 역량과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적재 적소에 배치해 변화를 가속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