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콘텐츠 수와 자체 제작을 통한 경쟁력을 앞세워 플랫폼기업에서 세계 최대 콘텐츠 제작자로 탈바꿈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지막 시즌인 넷플릭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가 곧 개봉을 앞두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 드라마 제작에 1년 간 9조 투자, 넷플릭스 콘텐츠 절대강자 되다

▲ 넷플릭스.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던 하우스 오브 카드 여섯 번째 시즌이 11월2일에 개봉을 앞둔 것이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오리지널 콘텐츠로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2012년 첫 오리지널 콘텐츠가 흥행을 하자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를 만들기에 속도를 냈다. 2012년 4편이었던 넷플릭스 컨텐츠 제작 편수는 2016년에는 126편에 이르렀다.  

넷플릭스는 올해 700여 편의 자체 드라마와 영화 시리즈를 제작한다. 콘텐츠 제작비용도 증가해 2017년 60억 달러, 2018년 80억 달러(한국 돈 9조 원)를 쏟아 부으면서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단일 채널로는 가장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가 됐다. 

넷플릭스는 벌어들인 돈을 그대로 다시 제작비용으로 쓰는 '현금 소진 전략'(캐시 버닝)을 쓰고 있다. 넷플릭스가 1년에 벌어들이는 매출 110억 달러(11조7천억 원)의 70% 정도를 다시 제작비로 쏟아 붓고 있는 셈이다.

콘텐츠를 대량으로 제작해 회원을 끌어 모으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다. 이는 좀 더 나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기존 콘텐츠업체와도 더 손쉽게 제휴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낸다.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 규모는 이미 미국에서 최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통 최대 콘텐츠기업인 HBO의 연간 콘텐츠 투자액의 3배가 넘는다. 

넷플릭스의 투자 규모는 한국의 전체 민영 방송채널 1년 규모의 9배에 이르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확장 능력은 엄청나게 대단하다”며 “넷플릭스는 지난해 9조 원 정도를 콘텐츠 제작하는 데 쏟아 부었는데 한국의 CJ그룹 계열, JTBC, SBS 등 민영 방송채널의 콘텐츠 제작비용이 1년에 1조 원이 안되는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넷플릭스의 거대한 플랫폼에 대항해 콘텐츠 제작사와 통신회사가 인수합병을 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플랫폼으로 위상을 얻기 위해서는 경쟁력있는 콘텐츠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AT&T는 미국의 2위 통신사로 타임워너를 6월 인수했다. 타임워너는 3위 미디어회사로 ‘왕좌의 게임’ 등으로 유명한 HBO, 워너브러더스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하반기에 새로운 동영상 플랫폼을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를 인수했고 동영상 플랫폼 ‘훌루’를 내놨다. 월트디즈니가 보유하고 있는 ‘미키 마우스’ ‘도널드 덕’과 폭스사의 ‘엑스맨’ ‘심슨’ 등 잘 알려진 콘텐츠는 훌루에서만 독점적으로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월트디즈니의 시가총액은 1600억 달러(약 180조2000억 원)로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넷플릭스는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뿐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2013년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최초로 '에미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에미상은 미국 TV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그 뒤 6번째 시즌까지 제작하면서 2017년까지 에미상 53개 부문에 지명됐고 7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6개 부문에 지명,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해 넷플릭스의 콘텐츠의 경쟁력은 각종 상을 휩쓸면서 더 두드러졌다. 

넷플릭스는 올해 에미상에 112개의 가장 많은 후보작을 냈으며 2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에미상 최다 단골 후보인 HBO의 17년 아성을 무너뜨린 것으로 넷플릭스의 후보작은 112개로 HBO의 108개보다 많았다.

김현용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는 플랫폼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주류 콘텐츠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콘텐츠가 있어야 플랫폼이 지속가능성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라며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 기존의 TV 플랫폼보다 더 유연하고 글로벌한 대응이 가능해 장점이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