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해외자원개발 혁신TF(태스크포스)가 마련할 권고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혁신TF가 최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유관기관의 통합을 권고한 만큼 자원외교로 큰 손실을 본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에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해외자원개발 혁신TF는 15일과 16일 서울대학교에서 비공개 워크숍을 열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처리방안을 논의한다.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혁신TF는 워크숍 결과에 따라 이르면 3월 안으로 권고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TF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두 기관의 통합을 선택할 가능성이 나온다.
혁신TF는 1월 제2차 전체회의에서 석유공사의 하베스트사업과 광물자원공사의 볼레오사업을 집중 점검한 뒤 최근 3차 전체회의에서 광물자원공사의 통합안을 마련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광물자원공사와 마찬가지로 부실한 자원외교 탓에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고 이에 따라 통합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은 2016년 자원공기업의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했는데 당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을 하나의 선택지로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상황이 광물자원공사와 다른 만큼 혁신TF가 쉽사리 통합권고를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는 2017년 상반기 기준 각각 17조9770억 원, 29조2793억 원의 부채를 보유해 부채비율이 529%, 307%에 이른다.
대규모 부채를 보유한 두 기관의 통합은 자칫 잘못하면 재무상황을 오히려 악화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광물자원공사는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는데 2016년 광해관리공단의 부채비율은 25%로 매년 20%대의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등 재무상태가 건전하다.
가스공사가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 광해관리공단과 달리 상장사라는 점도 혁신TF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은 가스공사 주주들의 큰 반발을 살 수 있다.
노조의 반발도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
광해관리공단 노조는 광물자원공사의 부실을 떠넘기는 처사라며 혁신TF의 권고안에 반대하는 태도를 분명히 했고 광물자원공사 노조는 기관통합이 대규모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혁신TF가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을 권고하면 두 기관의 노조 역시 비슷한 논리로 반발할 가능성이 큰 만큼 두 기관의 통합을 권고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혁신TF가 두 기관의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딜로이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능효율화, 비핵심업무 축소 등 자체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딜로이트는 2016년 연구용역에서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통합 외에 △석유공사 자원개발 기능 민관 이관 △석유 자원개발 전문회사 신설 △석유공사 자원개발 기능 가스공사 이관 등을 선택지로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