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 인수적격후보로 모두 7곳이 선정되는 등 현대시멘트 인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현대성우홀딩스가 현대시멘트 인수적격후보로 선정되면서 범현대가가 2년 만에 현대시멘트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시멘트 인수전 가열, 현대성우홀딩스 되찾기 성공하나  
▲ 정몽선 전 현대시멘트 회장.
현대시멘트 주가는 26일 직전 거래일보다 8.95% 오른 2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최근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IMM프라이빗에쿼티(PE), 유암코(연합자산관리), LK투자파트너스-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 현대성우홀딩스 등을 예비적격후보로 선정했다.

이밖에 아직 알려지지 않은 재무적투자자(FI) 한곳도 예비적격후보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2017년 2월 실시된다.

인수적격후보 가운데 특히 현대성우홀딩스가 주목받고 있다.

현대성우홀딩스는 현대시멘트 현직 경영진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정몽선 전 회장의 동생 정몽용 회장이 이끌고 있다.

그동안 업계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범현대가가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정몽선 전 회장이 현대시멘트 현직 경영진과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영권에서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 정몽선 전 회장의 동생이 이끄는 현대성우홀딩스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전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정몽선 전 회장과 현대시멘트 경영진은 현대시멘트가 워크아웃에 들어간 책임을 두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정몽선 전 회장은 현대시멘트가 자회사인 성우종합건설에 무리한 지원을 할 때 정 전 회장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현대시멘트 경영진은 정몽선 전 회장이 당시 대표이사 회장이었던 만큼 정 전 회장의 의견이 배제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정몽선 전 회장은 지난해 10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정몽선 전 회장이 이주환 사장 등 경영진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자 이사회는 정몽선 전 회장이 경영에 차질을 준다며 대표이사와 회장에서 해임했다.

정몽선 전 회장은 그 뒤 경영권을 되찾기 위해 지난해 이주환 사장과 임승빈 전무의 이사해임을 요구했으나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해임안이 부결됐다. 해임에 찬성표를 던진 건 정몽선 전 회장뿐이었다.

정몽선 전 회장은 지난해 김호일 전 현대시멘트 부회장 등 전 경영진 4명을 배임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정몽선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낸 현 경영진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은 3월 기각됐다. 정몽선 전 회장은 곧바로 항소했으나 서울고등법원 역시 기각 판결을 내렸다. 정몽선 전 회장은 현재 대법원에 항소한 상황이다.

정몽선 전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87년부터 현대시멘트를 물려받아 30여 년 동안 회사를 경영했다.

현재 현대시멘트를 이끌고 있는 이는 이주환 사장이다. 이 사장은 정몽선 전 회장의 매제다. 이 사장은 최근 한국시멘트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되며 안팎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는 2010년 워크아웃을 신청해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시멘트는 서울 양재동에 있는 복합유통시설 파이시티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된 성우종합건설에 지급보증을 섰다. 하지만 성우종합건설의 사업이 무산되면서 부채를 떠안았고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2010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국내 시멘트 시장점유율 10.1%를 차지했다. 순위는 6위이지만 업계 선두인 쌍용양회를 제외하면 2~6위가 10% 초반대 점유율로 촘촘히 자리잡고 있어 어느 한곳이 다른 곳을 인수할 경우 단번에 선두권으로 올라갈 수 있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상위 7개 시멘트회사 가운데 수익성도 가장 좋았다. 매출 3632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률이 14.45%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 현대시멘트는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