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사실상 이재명과 싸워 이겨, 친윤 견제 딛고 국힘 당권 주자로 부상  

▲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11일 동작구 선거사무소에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 동작을에서 5선 고지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선거에 참패하고 당내 유력 대권 주자들이 국회 입성에 실패한 만큼 나 후보의 당내 입지는 더욱 올라갈 수밖에 없다.

11일 오전 12시45분 기준 서울 동작을 선거구 개표상황(개표율 71.98%)을 보면 나경원 후보가 56.24%의 득표율을 올리며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43.75%를 얻는 데 그쳤다.

동작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6번이나 방문해 류 후보 유세 지원에 나섰을 만큼 서울에서도 격전지로 분류된 곳이다. 선거 직후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도 나 후보가 류 후보에게 뒤진다는 예측이 나왔을 정도로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나 후보가 이곳에서 승리를 거둔 만큼 의미가 적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나 후보가 보수 정당 간판정치인으로서 위상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 후보는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서울 동작을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해 낙선하면서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후 윤석열정부가 출범하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 임명되며 재기를 노렸다. 하지만 지난해 1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던 중 저출산 해법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며 당내 입지가 위축됐다. 

당시 나 후보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에서 해임됐고 당대표 선거에도 출마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5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확보하면서 화려한 국회 입성을 예고했다.

나 후보는 향후 국민의힘 당 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원외인사인 데다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큰 만큼 국민의힘은 선거 이후 당 대표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밀려 큰 패배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입김이 과거보다 약화할 수 있다. 나 후보가 당내 영향력을 확대할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나 후보는 전국구급 인지도를 지닌 여권 내 대표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보수정당에서 보기 드문 여성 중진의원이자 원내대표까지 지내며 높은 인지도를 쌓은 ‘스타’ 정치인이다. 

1963년 12월6일 서울 동작구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했다.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5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여성특보로 정치생활을 시작했으며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서울 중구와 동작을 지역구에서 3차례 당선돼 4선 고지를 밟았다.

하지만 21대 총선에서 낙선했고 이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밀렸다.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내 지지에서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 앞선 이준석 후보에게 당권을 내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임기 1년의 기후환경대사도 맡았으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