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회 상임위원장과 오찬에서 협치 강조,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

윤석열 대통령(앞줄 왼쪽 다섯 번째)이 10월3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오찬에서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 및 상임위원장들과 만나 소통하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사랑재에 마련된 국회 상임위원장 오찬자리에서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들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오찬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상임위원장들과 1시간 넘게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국회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등이 배석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통령과 상임위원장단이 간담회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올해 5월 간담회 추진을 시도했으나 윤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 재의 요구권(거부권) 행사 등으로 정국이 급랭하며 무산됐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기존과는 다르게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회는 세 번째 왔지만 상임위원장님들을 다 같이 뵙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 이런 것에 대해서 좀 많은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듭된 거부권 행사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게 섭섭한 것도 있으시겠지만 우리 야당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좀 존중하는 문제, 야당과 협치 하는 문제에 대해서 상당히 아쉬움이 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더 법안심사나 예산심사 과정에서 국회에서의 자율성을 좀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며 “특히 여야가 서로 협의해서 합의한 것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조금 열린 자세로 수용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친 뒤 진행된 오찬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상임위원장 일부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간담회는 모두 참석하고 오찬 여부는 각 위원장들이 일정에 따라 각자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찬에서 국회에서 시정연설과 간담회를 진행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시정연설과 간담회 모두·마무리 발언 등 국회에서 의원님들과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간담회 때 한 말씀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