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대 반 걱정 반. 곧 최대주주가 바뀌는 휴마시스를 바라보는 소액주주들의 시선이다.

체외진단기업 휴마시스는 코로나19 시국을 타고 진단키트사업을 앞세워 급성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동안 소액주주들과 사측 갈등의 주요 원인이었던 주주친화정책 도입도 숙제로 남아 있다.
 
휴마시스 경영권 변경에 소액주주 기대반 걱정반, '키트' 넘을 신사업 원해

▲ 휴마시스 경영권이 차정학 대표이사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정됐다. 그러나 주주친화정책과 신사업을 바라는 소액주주들의 요구는 그대로다.


휴마시스에 새로운 경영구조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지분 다수를 보유한 소액주주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비전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정채윤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의 휴마시스 인수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유보적인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는 "(사업계획을 듣기 위해) 아티스트코스메틱과 곧 미팅을 잡을 예정이다"며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방향대로 주주친화적인 기업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안건 상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휴마시스 최대주주는 차정학 휴마시스 대표이사다. 차 대표와 특수관계인들은 휴마시스 지분 7.65%를 보유하고 있다. 

차 대표는 이 지분을 화장품기업 아티스트코스메틱에 650억 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2월28일 지분 매각이 이뤄지는 날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 측이 지정한 이사와 감사 후보가 선임되면서 경영권이 넘어가는 형태다.

갑작스러운 경영권 변경이 발표되면서 소액주주들과 사측의 갈등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앞서 소액주주 측은 회사가 코로나19를 계기로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에게 충분히 분배하지 않는다며 주주친화정책을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소액주주 측 인사들을 이사회에 참여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 과정에서 휴마시스 경영 참여를 선언한 '슈퍼개미' 구희철씨는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신청,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허용 가처분신청 등 소송을 회사 상대로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티스트코스메틱의 휴마시스 지분 인수가 공시되는 동시에 소송을 취하했다. 아티스트코스메틱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소송이 취하됐다고 해서 모든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이 아티스트코스메틱을 무조건 믿고 따른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지도와 규모 면에서 휴마시스에 훨씬 못 미치는 회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주주가 적잖은 것으로 파악된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2016년 10월 금융솔루션기업 미래아이앤지가 설립한 비상장 법인이다. 자산규모가 100억 원에 못 미치는 중소기업이고 2021년에는 매출이 아예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상 미래아이앤지가 아티스트코스메틱을 통해 휴마시스 경영을 이끌어가는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코스피 상장기업인 미래아이앤지도 연 매출이 70억 원대에 그치고 자산은 1천억 원을 밑도는 수준이라 자산총계 5천억 원, 매출 4천억 원을 넘는 휴마시스보다 규모가 훨씬 작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아티스트코스메틱이 설득력 있는 주주친화정책과 인수 후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다시 소액주주 측과 사측의 마찰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아티스트코스메틱과 미래아이앤지가 휴마시스를 통해 어떤 사업을 추진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휴마시스 소액주주모임 네이버 카페를 통해 "최대주주 변경은 우리가 항상 생각해온 CEO 리스크의 해소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키트 테마는 끝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신사업, 신성장동력이다.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수자의 경영권 확보는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며 "임시주총 안건이 미흡하게 반영된다면 표 대결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휴마시스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회사 전체 주식의 78.12%를 들고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