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10월, 11월 최근 두 달 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7조 원 넘게 사들이며 코스피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피와 국내 반도체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투자가 몰렸으나 연말까지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이와 원/달러 환율의 추이 등에 따라 외국인의 투자흐름이 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국인 10~11월 코스피 주식 7조 넘게 담았다, 연말까지 '사자' 이어갈까

▲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7조1971억 원을 순매수했다. 사진은 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10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7조1971억 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9월 코스피 시장에서 2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팔자’ 흐름을 이어갔지만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9월 말부터 국내 주식을 담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최근 두 달 동안 2조2473억 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삼성전자 주가는 2달 동안 17.14%(9100원) 올라 ‘6만전자’를 다시 회복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국내 반도체주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9월30일 기준 5만3100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가(7만8900원) 보다 32.70%(25800원) 크게 내린 바 있다. 

반면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팔면서 자금회수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2달 동안 2조5208억 원어치 팔며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팔았다. 

이 밖에 LG에너지솔루션(1조2234억 원), 삼성SDI(1조687억 원), SK하이닉스(6425억 원) 등 반도체, 2차전지 대표주 종목들이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4개 종목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 대비 0.75%포인트 높은 한미 금리 역전 상황이 이어지고 국내 주식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영향으로 외국인투자자는 10월 이후 코스피 주식을 계속해서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10월 기준으로 2022년 7월 전고점 대비 코스피지수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달러 환산기준 코스피지수는 더욱 가파른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다”며 “2022년 7월 대비 거의 30% 가까이 급등한 원/달러 환율 영향이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처럼 코스피지수와 달러환산 코스피지수 사이의 괴리폭이 확대되는 것은 이례적 현상이다”고 봤다. 

대신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22일까지 G20 국가 주요지수의 달러 환산기준 지수 흐름을 살펴봤을 때 코스피지수가 33.58% 떨어지면서 20개 주요 지수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21.66%), 일본 니케이225(-24.38%),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2.94%)와 비교했을 때 많이 내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저평가 매력에 힘입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된 만큼 앞으로 금리와 환율의 추이에 따라 외국인들의 투자방향이 바뀔 수 있어 글로벌 경제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외국인의 지속적 매수를 섣불리 점쳐서는 곤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가 11월 들어 2400선으로 반등했고 강달러 기조가 완화되면서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은 다소 줄어들었다. 한 때 1500원을 눈앞에 뒀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1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력인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졌다”며 “추세적 매수세가 더 이어진다고 보는 건 시기상조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날 때까지는 한미 금리 격차는 더 확대될 것이고 달러가 추가로 강세 전환할 여지가 있다”며 “2023년 1분기까지는 외국인 매도와 매수가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 시장이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다”고 전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