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재고상황이 악화될 거란 전망이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나왔다.

대만 경제일보는 28일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BofA Securities)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해 “스마트폰 재고 일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오는 2023년 1분기 또는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재고 증가 추세가 3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BoA증권 “세계 스마트폰 수요 침체, 재고 악화 내년 3분기까지 간다”

▲ 28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증권은 2023년 상반기 스마트폰 재고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본사건물. < corporateofficeheadquarters >


재고 일수란 기업의 조달, 제조, 유통, 판매 활동에서 발생하는 재고량의 수준을 측정하는 지표로서 통상적으로 재고 일수가 늘어나면 업황이 악화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업계에서 공식적으로 스마트폰 산업에 어두운 전망을 내비친 건 이번 보고서가 처음이다.

스마트폰 산업은 신제품의 성능향상이 점차 둔화되고 있고 스마트폰 교체주기도 늘어남에 따라 꾸준한 하락세를 겪어 왔다.

이에 지난 3년 동안 스마트폰 생산업체들은 재고 물량을 감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 일시적으로 스마트폰의 수요가 급증하며 기업들은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2021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물가상승, 에너지대란 등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급감하며 재고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스마트폰 재고 일수는 2023년 1~2분기에 3.2개월로 늘어나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며 3분기에도 3.1개월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망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애플의 아이폰은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해 재고 수준이 높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업체들은 올해 광군제 기간에 각종 행사 등을 통해 재고수준을 낮추려고 노력했다. 광군제란 매년 11월 11일 개최되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서 이 기간 대규모 쇼핑행사가 펼쳐진다.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의 25~30%를 차지하므로 스마트폰 업체들에 있어 이번 광군제에서 재고량을 얼마나 팔아치우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 시장 역시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지속적인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광군제 기간 전체 중국 온라인 스마트폰 매출량은 지난해 대비 35% 감소한 900만 대에 그쳤다.

이번 광군제 기간 스마트폰 판매를 살펴보면 애플이 전년 대비 27% 감소한 350만 대, 샤오미가 37% 감소한 280만 대, 아너가 27% 감소한 80만 대, 오포가 49% 감소한 70만 대였다. 화웨이의 판매량은 26% 증가했으나 40만 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