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일본, 대만 첨단반도체 업체가 불가피하게 중국을 벗어나는 흐름(탈동조화)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21일 홍콩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과 대만 사이 군사적 긴장이 고조화되면서 한국과 일본, 대만의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첨단 반도체공정 분야에서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언론 “한국 일본 대만 첨단 반도체업체, 중국 벗어나는 흐름 불가피”

▲ 중국의 대만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의 중국 첨단반도체 배제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해외 언론보도가 나왔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통한 경제안보 강화를 위해 대만과 한국, 일본과 ‘칩4 동맹’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이 첨단반도세 산업에서 진행하는 중국 견제 흐름은 인도와 태평양 지역에서 탄력적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을 제외한 일본, 호주, 한국, 인도 등의 국가가 모여 다음 달 IPEF 관련 공식협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0월 중국의 반도체와 슈퍼컴퓨팅 산업을 대상으로 전면적 수출규제 목록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중국의 군사용 고급 반도체 생산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은 일부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에 위탁생산) 공장은 최첨단 반도체 칩을 제조할 능력이 없다. 중국은 군사능력 현대화에 필요한 첨단반도체 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도구에 대해서도 미국과 대만에 의존하고 있다.

다만 대만과 일본에서는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규제가 중국의 첨단산업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전제품 등 구형 반도체 칩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장은 “미국 정부의 규제는 슈퍼컴퓨팅과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 활용되는 특정 반도체 칩에만 영향을 미칠 뿐 가전제품용 반도체 분야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가시 마리코 국제연구소 일본 안보방위정책연구위원도 인터뷰를 통해 중국 반도체산업과 완전한 분리 가능성은 낮지만 정밀 유도타격과 같은 민감한 기술분야에서 선별적 분리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바라봤다.

토가시 연구위원은 “현재 시점은 중국 반도체산업에서 벗어나는 흐름이 어느정도 진행돼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이라고 판단한다”며 “중국에서 완전하게 자립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탈중국을 고려하는 다른 국가들을 동참하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처럼 첨단 반도체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흐름이 나타나는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만 지배를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이 자리잡고 있다.

대만은 세계 반도체의 65%, 첨단 반도체의 90%를 생산하고 있어 미국을 비롯한 자유국가 진영에 중요한 산업적 바탕이 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침공하는 시나리오를 그 어느 때보다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나 라이몬도 미국 상부부 장관은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에 따라 미국이 대만에서 제조되고 있는 반도체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는 시나리오는 가장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