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화학의 품에 안기는 미국 제약사 아베오파마슈티컬스(아베오)가 신약을 앞세워 회사 매출을 대폭 개선했다.

LG화학은 아베오를 기반으로 2027년까지 생명과학부문 매출 2조 원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아베오의 실적 증가세가 가팔라질수록 LG화학은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 수 있다.
 
LG화학이 인수한 '아베오' 항암제 매출 급증, 8천억 투자 출발이 좋다

▲ LG화학이 인수한 미국 아베오파마슈티컬스가 3분기 항암제 '포티브다'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아베오파마슈티컬스 로고.


현지시각 7일 아베오는 3분기 매출 3040만 달러(약 420억 원)를 거둬 지난해 3분기보다 약 2배 성장했다고 밝혔다.

3분기 누적기준 매출 변동폭은 더욱 크다. 지난해 1~3분기 아베오 매출은 2460만 달러에 그쳤는데 올해는 3배 이상 급증해 7670만 달러(약 1060억 원)에 이르렀다. 

이런 실적은 아베오가 오랜 시간을 투자해 개발한 신장암 치료제 ‘포티브다’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에 들어섰기에 가능했다. 

포티브다는 지난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아베오의 매출 대부분이 포티브다에서 나온다. 3분기 매출을 보면 약 30만 달러가 파트너십 라이선스 및 로열티 수익이고 나머지 전부를 포티브다가 차지했다.

아베오는 포티브다의 상용화가 이뤄지면서 적자 탈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순손실 1040만 달러를 봤으나 올해는 손실 규모를 330만 달러로 대폭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조만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LG화학의 아베오 인수가 확정된 상황에서 이처럼 순조로운 실적 개선세는 고무적이다. LG화학은 아베오 지분 100%를 5억6600만 달러(약 8천억 원)에 인수한다고 10월에 밝혔다. 인수는 2023년 초 마무리될 것으로 예정됐다.

LG화학이 아베오를 사들이기로 한 데는 자체 신약을 미국에 선보이기 위한 현지 상업화 역량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당시 LG화학은 “현재 20개에 이르는 개발단계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며 “미국 상업화 역량을 조기 확보함으로써 향후 신약 출시 초기부터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신약 상업화 역량과 별개로 LG화학이 아베오 인수합병을 통해 생명과학부문 외연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현재 LG화학 생명과학부문 매출은 연간 6천억 원 수준으로 2027년 목표치에는 아직 한참 미치지 못한다. 아베오의 신약 등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해야 한다.

아베오가 개발한 포티브다는 현재보다도 미래가 더 기대되는 약물이다. LG화학에 따르면 포티브다 매출은 올해 15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고 2027년에는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티브다는 현재 다른 면역항암제와 병용임상이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향후 치료제 적용 범위가 확장돼 추가적으로 매출 잠재력을 키울 여지가 있는 셈이다.

아베오는 포티브다의 시장 지위를 최대한 장기간 유지하기 위해 특허 방어전에 나섰다. 미국특허상표청(USPTO)에 포티브다 관련 특허를 출원해 특허 보호기한을 기존 2028년에서 2039년으로 연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베오는 또 포티브다 이외에도 임상 단계 항암 후보물질을 3종 확보해 뒀다. 이 물질들은 2030년 안에 FDA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단행한 8천억 원 규모 인수합병에 대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까닭이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베오 인수 가격은 포티브다 최대 매출의 1.3배 수준으로 합리적인 가치평가에 가깝다”며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FDA 의약품 인허가, 미국 내 판매·마케팅 조직과 관련 경험을 기반으로 향후 후보물질 개발 후 직접 판매, 동종기업 인수합병 등 다양한 비유기적 성장 전략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