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후원 e스포츠팀 롤드컵 우승 차지, 슈퍼볼 마케팅 효과 부럽잖다

▲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e스포츠팀 DRX가 6일 열린 롤드컵에서 우승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e스포츠팀의 활약으로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신한은행은 5월 e스포츠 구단인 DRX와 후원 및 투자계약을 맺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DRX가 세계 최강팀으로 발돋움하면서 적지 않은 마케팅 효과가 기대된다. 

7일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구단 DRX가 6일 열린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신한은행이 거둘 마케팅 효과에도 시선이 몰리고 있다.

DRX의 우승이 워낙 이례적이기도 했고 이번 롤드컵 결승전이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e스포츠업계는 이번 DRX의 우승을 한 마디로 ‘언더독의 반란’이라고 평가한다. DRX가 결승전에서 만난 상대가 이미 3번이나 우승 경험이 있는 SK텔레콤 T1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롤드컵 결승전은 모두 500만 명 넘는 시청자가 온라인을 통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 수치다.

국내에서는 네이버TV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대회를 볼 수가 있었는데 한때 수십만 명에 이르는 접속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네이버 서비스 장애가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다.

DRX의 우승으로 신한은행도 적지 않은 주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DRX는 ‘신한’ 로고가 크게 박힌 유니폼을 입고 롤드컵 내내 경기를 치렀다. 상의 한쪽에는 신한은행의 비금융 사업 브랜드인 ‘땡겨요’ 로고와 신한은행 모바일앱 ‘쏠(SOL)’ 로고도 들어갔다.

DRX가 강적으로 꼽히던 SK텔레콤 T1을 겪고 감격에 겨운 우승 소감을 말할 때는 선수의 얼굴과 함께 신한금융그룹의 CI가 화면을 가득 메웠다. 

신한은행이 투입 비용 대비 쏠쏠한 마케팅 효과를 거뒀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후원 계약을 맺은 지 불과 6개월 만에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는 점도 신한은행에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아직 e스포츠 후원에 따른 경제효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자료가 부족한 탓에 마케팅 효과를 ‘숫자’로 나타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e스포츠 세계대회의 위상과 파급력 등을 고려했을 때 신한은행이 거둘 마케팅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롤드컵은 e스포츠 팬들 사이 세계 최대 축제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처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가 롤드컵 후원사를 자처하는 점은 이 대회의 위상이 얼마나 높은지를 짐작해볼 수 있게 한다.

롤드컵 결승전을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로 꼽히는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에 빗대어 보는 시선도 있다.

물론 롤드컵은 시청자층, 역사, 광고 파급력 등에서 슈퍼볼에 크게 미치지 못하지만 그만큼 롤드컵이 e스포츠에서 인기가 있고 위상이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슈퍼볼 경기는 매년 1억 명의 미국인들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상하이 스포츠국은 2020년에 스포츠 대회를 경제효과가 높은 순서대로 정리해서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때 중국에서 열린 롤드컵이 약 57억 원의 세금을 창출해 경제효과 부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리그오브레전드 게임 자체가 e스포츠 가운데서도 워낙 인기가 높기도 하다. PC방 데이터 분석기업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리그오브레전드는 4년 넘게 PC방 점유율 주간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2021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e스포츠 산업 규모는 1204억 원으로 집계됐다. e스포츠 확장 산업 규모는 1642억 원으로 추산됐다. 

신한은행이 DRX 후원에 구체적으로 얼마를 쓰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리그인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에 가입할 때 100억 원 이상이 든다는 점에 비춰볼 때 신한은행의 후원 규모도 상당 수준이 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신한은행으로서는 무엇보다 미래 고객인 MZ세대와 접점을 확실하게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후원 팀의 우승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이번 롤드컵 우승에 따른 마케팅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DRX와 함께 추가로 이벤트 형식의 금융상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5월 DRX와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맺으며 “이번 스폰서십을 통해 두 회사의 팬덤을 공고히 하는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MZ세대는 물론 모든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금융·게임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5월 서울 마포구에 있는 DRX 본사에서 ‘신한은행-DRX 메인 스폰서십 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이 e스포츠구단과 후원 계약을 맺는 것은 창사 뒤 처음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도 협약식에 참석해 남다른 관심을 내보이기도 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