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이태원 참사로 윤석열 리더십 시험대”, 박근혜 세월호 대응과 비교

윤석열 대통령이 10월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참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로 윤석열 대통령이 사후 대응을 통해 리더십을 증명하거나 ‘무능한 정부’ 프레임이 더 강화될 수 있는 기로에 놓이게 됐다고 블룸버그가 바라봤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미흡한 조치로 지지율이 하락한 사례가 윤석열 정부에서 재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응에 관련한 평가가 앞으로 한국에서 정치적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정책연구원은 블룸버그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소속 정당은 그가 사태를 빠르고 올바르게 수습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과 같이 민감한 상황에서는 작은 실수도 현재 정부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대표성을 띨 수 있다”고 말했다.

평상시에는 크게 문제삼지 않을 만한 수준의 약점이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사고에서는 전면에 부각돼 훨씬 더 강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의 사후 대응 지휘가 그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을 더욱 강조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 정부에 중요한 시험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5월 취임 이후와 비교해 크게 떨어졌고 지지율 하락의 주요 이유가 경험 부족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는 한국 조사기관들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한국 주요 언론에서 정부 관계당국이 이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사전 조치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태원 참사가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벌어진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정부가 사후 대응에 늦어지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이런 선례를 뒤따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윤 대통령이 한국의 경제 상황 악화에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지지율이 더 하락해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하는 일을 감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윤석열 정부의 이태원 참사 대응을 여당과 야당이 모두 주의 깊게 살펴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수많은 인파가 좁은 골목길에 몰리면서 최소 154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 사고 원인에 대한 심층적 조사와 비슷한 사고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안전조치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