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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와 경제] 윤석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미신인가 과학인가

류인학  khcrystal@hanmail.net 2022-08-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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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지리와 경제] 윤석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미신인가 과학인가

▲ 시민들이 17일 개방 100일을 맞은 청와대를 관람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한동안 풍수지리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지난 3월,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발표하며,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말했습니다.

당선인의 이 말과 집무실 이전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논란 중, 집무실 이전의 이유와 관련된 논란에서 아주 많이 거론된 말들이 청와대터, 미신, 무속, 풍수지리, 전임 대통령들의 운명 등이었습니다. 

누구는 청와대 터가 흉해서 여러 전임 대통령들의 말로가 불행했다 주장하고, 누구는 청와대 터가 좋아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풍수지리 이론을 들어 집무실 이전에 대해 찬반 의사를 표했고, 어떤 이들은 터의 길흉을 밝히는 풍수지리를 미신이나 무속과 똑같이 취급했습니다. 

풍수지리는 산천의 기운, 땅의 에너지가 사람살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학문입니다. 미신도 아니고, 또 무속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체계적인 이론으로 이뤄진 학문입니다.

물질로 이뤄진 모든 존재는 에너지(기)를 지니고 있으며, 에너지의 생성과 흐름에 어떤 역할을 합니다. 사람이 살고 일하는 삶터 주변의 대지, 산, 물 또한 고유의 에너지가 있으며, 삶터의 에너지 형성과 에너지의 흐름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모든 자연환경, 크고 작은 자연물들, 또 인공물들이 다 삶터의 에너지 형성, 에너지 흐름에 크고 작은 역할을 합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삶터의 에너지는 사람살이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좋은 에너지는 좋은 영향을, 나쁜 에너지는 나쁜 영향을 줍니다. 좋은 에너지가 큰 삶터에서는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나쁜 에너지가 큰 삶터에선 나쁜 일이 많이 생깁니다.

풍수지리는 어떤 땅에 어떤 에너지가 형성되는지, 그 에너지가 또 사람살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탐구하고 밝히는 학문입니다.

산천의 에너지나 삶터의 에너지를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검증할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 에너지가 사람살이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방법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과학의 범주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삶터에서 이뤄지는 사람살이가 풍수지리 이론과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에, 과거 조선시대엔 천문학 의학 등과 함께 풍수지리를 하나의 학문 학술로 인정했습니다. 

풍수지리는 산천의 형상을 보고 사람살이가 어떠한지, 또 앞으로 어떠할지 판단하는 학문입니다. 산천의 형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각양각색의 산천을 유형별로 나누고, 각 유형의 산천이 어떤 에너지를 지녔는지, 또 그 에너지가 사람살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밝혀줍니다.

풍수지리 이론은 수학 공식과 같습니다. 그 이론에 의하면, 산과 물, 또 여러 지형지물은 유형에 따라 서로 다른 에너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의 삶터 주위에는 여러 유형의 산과 물, 지형지물들이 있는데, 그들이 유형별로 다른 에너지를 지니며, 그 에너지들의 조합으로 사람살이가 이뤄집니다.

풍수지리는 다양한 에너지와 에너지의 흐름을 종합해서, 복잡한 수학의 응용문제를 여러 공식을 활용하여 풀듯이, 특정 삶터의 사람살이가 어떻게 될지 해석합니다.

풍수지리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터 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망자의 거처인 묘터도 다룹니다. 망자의 묘터에 형성된 에너지가 망자의 자손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이들의 삶터를 다루는 분야는 양택풍수, 망자의 묘지 터를 다루는 분야는 음택풍수라 불립니다. 

풍수이론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각종 자연물과 인공물의 유형별 에너지와 그 영향을 다루는 이론이며, 또 하나는 건물과 묘지의 방향을 다루는 이론입니다. 자연물과 인공물이 지닌 에너지와 그것이 사람살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뛰어난 풍수가들 사이에 서로 다른 견해가 별로 없습니다. 한데 방향을 다루는 이론에는 여러 이견이 있습니다. 

방향에 관한 이론 외에는 이견이 별로 없는데, 어느 특정 삶터의 길흉을 판단할 때는 풍수가에 따라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풍수가들의 식견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조예가 아주 깊은 명사와 식견이 얕은 풍수가의 안목은 크게 다릅니다.

청와대 터의 길흉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듯,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터에 대해서도 풍수가들 사이에 여러 상반된 이견들이 있습니다. 이런 이견들과 식견이 얕은 풍수가들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풍수지리가 미신 취급을 받는 것입니다.

조선조 초기에 있었던 일입니다. 새 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는 수도를 송도에서 한양으로 옮겼습니다. 천도를 결정하고 궁궐터를 결정할 때, 정도전과 무학대사가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했습니다.

정도전은 북악산 아래에다 궁궐을 짓자 했고, 무학대사는 인왕산 아래에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조는 정도전의 주장 대로 북악산 아래 궁궐을 짓고 여기서 머무르며 정사를 보았습니다. 이 궁궐이 바로 경복궁입니다.

북악산 아래에 궁궐터를 잡자, 무학대사는 크게 탄식하며, 고려시대의 어느 예언을 빌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북악산 아래에 궁궐을 세우면, 골육상잔의 참극이 일어나고, 200년 후에는 나라가 망할 지경의 참화를 입는다`

고려시대의 예언대로, 태조가 경복궁에 머문 지 불과 3년 만에 태종 이방원이 난을 일으켜, 이복 동생 방번과 방석을 살해했습니다. 197년 후에는 임진왜란이 일어나, 경복궁은 불타 없어지고, 나라가 망할 위기가 닥쳤습니다.

무학대사는 고려시대의 예언이 왜 골육상잔의 흉사가 일어난다고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200년 후에 닥칠 참화에 대해서는, 경복궁터 앞쪽에 멀리 정면으로 보이는 관악산의 흉한 기운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경복궁과 세종로 일대에서 관악산을 보면, 관악산 연봉들이 뽀족뾰족하게 생겼습니다. 풍수이론에 의하면, 뾰족하게 생긴 산봉우리는 불꽃을 닮아서 불의 에너지, 화기를 품고 있습니다. 

뾰족하게 생긴 봉우리를 화성이라 부르는데, 반듯하게 생긴 화성에서는 좋은 화기가 솟아나오고, 비뚤어진 화성에서는 나쁜 화기가 솟아나옵니다.

좋은 화기는 사람들이 지혜, 총명함, 학문과 문학과 예술의 재능을 기르도록 도와줍니다. 나쁜 화기는 갈등, 투쟁, 전쟁, 화재, 가뭄, 전염병 등의 흉사를 불러옵니다. 앞쪽에 나쁜 화기를 품은 큰 산이 있으면, 외적의 침략을 받아 큰 피해를 입습니다.

관악산 연봉들은 모두 옆으로 쓰러질 것처럼 비뚤게 솟아 있어, 아주 흉한 화기가 감돕니다. 게다가 경복궁 뒷산인 북악산보다 훨씬 더 높고 큽니다. 그래서 고려의 예언도, 무학대사도 외적의 침략으로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리라 판단했던 것입니다.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해, 광화문에 해태 조각상을 갖다놓고, 연못을 조성하여 연못 속에 동으로 만든 용까지 넣었으나, 아무 효험이 없었습니다. 태조가 무학대사의 의견을 따랐다면, 우리나라의 국운도 많이 달라졌을 것입니다. 

풍수지리는 이렇게 명료한 이론 쳬계를 갖춘 학문입니다. 바르게 알고 잘 활용하면, 사람살이를 더욱 아름답고 윤택하게 가꾸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류인학/자유기고가, '문화일보'에 한국의 명산을 답사하며 쓴 글 ‘배달의 산하’, 구도소설 ‘자하도를 찾아서’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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