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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윤석열 휴가에서 돌아온 일주일, 물폭탄 만큼 말폭탄의 충격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8-12  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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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윤석열 휴가에서 돌아온 일주일, 물폭탄 만큼 말폭탄의 충격

▲ 윤석열 대통령이 8월9일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침수 피해 현장을 방문해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반지하 주택에서는 발달장애 가족이 8일 밤 폭우에 따른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라는 물폭탄이 삶의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많은 이들이 시름했다.

물폭탄 만큼이나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말폭탄도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

수해 피해는 시간이 지나면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이보다 오래 지속될 뿐 아니라 사라지지 않는 흉터로 남는다.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첫날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 관점에서 잘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성의 말은 반지하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일가족이 사망한 가족의 집을 바라보며 '어떻게 여기 계신 분들은 대피가 안됐는지 모르겠네"라는 실언으로 금세 덮어씌워져 버렸다.

윤 대통령의 말실수를 시작으로 한 주간 실망스러운 말들이 쏟아졌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대통령의 실수를 감싸겠다며 어설픈 해명에 급급해 오히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불신만 키웠고 집권여당 국회의원은 수해복구 현장에서 '기우제'를 지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이번주에 기상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집중 호우로 많은 국민들께서 고통과 피해를 당했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피해 지원과 응급 복구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서 이번 집중호우 피해에 관해 당연히 해야 할 말을 한 것이지만 윤 대통령의 말이나 행동에서 국민들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민들을 달래기엔 실언이 너무 잦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신림동 참사 현장을 둘러보며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며 "퇴근하면서 보니 벌써 다른 아래쪽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말했다. 

현장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나온 말인 만큼 머릿속의 생각이 여과없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퇴근길에 홍수가 나는 것을 보고도 집으로 퇴근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 됐다. 

당시 호우경보가 이미 오전부터 내려져 있는 상태였다. 물난리가 나는 것을 봤다면 운전대를 집무실로 돌리라고 지시했어야 하지 않을까? 위기관리센터에 노란색 상의를 입고 자리에 앉아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전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파악했어야 하지 않을까?

윤 대통령은 밤새 집에서 전화로 오세훈 시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과 통화하며 실시간으로 피해 상황을 보고 받으며 점검했다고 한다.

국가적 재난이라고도 할 수 있는 위급 상황에 대통령이 퇴근해 집에 있었던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대통령실은 해명에 나섰는데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됐다.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은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며 "비 예고가 있다고 그래서, 비가 온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합니까"라고 말했다.

참고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8일 오후부터 많은 비가 쏟아지자 퇴근한 지 3시간여 만인 밤 10시 쯤 시청으로 복귀해 밤새 비상근무를 유지했다. 그랬는데도 온라인 상에서 '오세이돈이 돌아왔다' '오세이돈 강림' 등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대통령실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주는 장면은 이것만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반지하 창문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으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는 이 장면을 국정 홍보 목적의 카드뉴스 배경으로 사용하면서 '참사 현장을 구경거리로 만드냐'는 비판이 빗발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10일 "불편을 겪은 국민께 정부를 대표해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는데 대통령실 관계자가 "굳이 사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와중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김성원 의원은 전날 수해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같은 현장에 있던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김 의원이) 평소 장난기가 있다"며 어물쩡 넘어갔다.

논란이 커지자 김성원 의원은 대국민사과를 하고 주호영 위원장은 윤리위원회 절차를 밟겠다고 애써 수습했지만 비 피해를 입은 곳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국회의원과 이를 두둔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들로서는 한숨만 나올 뿐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집중호우가 이어지던 8일 저녁 웃으며 저녁 식사하는 사진과 함께 "꿀맛이다"고 글을 올렸다가 사과한 것은 덤이다.

8월17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처음 해보는 대통령'이란 꼬리표를 이제는 떼어내야 할 때가 됐다. 말실수가 잦으면 이미 20%대 중반까지 내려온 지지율조차도 버텨내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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