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재유행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항공업계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사실상 중단됐던 국제선 운항이 최근 회복세에 접어들었는데 코로나19가 다시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해서다.
 
[데스크리포트 8월] 코로나 엎친 데 '3고' 덮쳐, 항공업계 깊어지는 한숨

▲ 방역당국이 8월 중순 이후 20만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자 항공업계에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여행 수요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이 심화할 경우 여행 심리가 위축되며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꺾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10만 명대를 넘어선 가운데 방역당국은 8월 중순 이후 20만 명대의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신규 확진자 중 해외 유입 사례가 계속 증가세를 보여 항공업계에서는 여행 심리 위축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7월부터 국제선 운항을 재개했던 무안국제공항은 8월 일부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축소할 계획을 세웠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여행객들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등 항공기 이용 수요가 줄어 일부 항공사들이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일부 줄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미주와 유럽 노선을, 저비용항공사(LCC)는 동남아·일본 등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고 있는데 승객 수요가 꺾이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항공사들의 주름살을 더 깊게 만들고 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휴직했던 직원들이 최근 속속 회사로 복귀하고 있어 향후 늘어나는 인건비도 부담이다. 

7월 기준 대한항공의 휴직률은 20%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기간 중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이 휴업에 들어갔으나 올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복직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7월부터 운항승무원 630명가량이 전원 복직한 가운데 8월 초에는 객실승무원 휴직률을 40%대로 낮출 계획을 세웠다. 

조만간 전 직원이 복귀하는 티웨이항공은 신입 객실승무원과 정비, 경력직 등 다양한 직군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 등도 직원들의 업무 복귀를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하반기에 저비용항공사(LCC)가 생존 절벽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화물 운송으로 흑자를 본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는 아직 주요 노선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 2분기 일제히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국제선 수요 회복은 여전히 더딘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수는 398만8757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상반기(4582만7138)보다 91.3% 감소했다.

고금리 역시 항공업계에 악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금리가 1% 오르면 각각 450억 원, 328억 원가량의 추가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여객 수요 급감으로 타격을 크게 입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부채비율이 커지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환율과 고유가도 항공업계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항공기 리스비(대여료)와 유류비 등 사실상 모든 결제가 달러로 이뤄져 고환율이 장기화할수록 항공업계의 영업비용은 커진다.

대한항공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약 41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284억 원의 환차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항공사들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영업적자도 감소했지만 올해 흑자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바라본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