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MM이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목표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다. 

목표주가 하향의 주된 근거는 해운운임이 이미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HMM 경영 정상화 넘어 역대급 실적 향해 순항, 하지만 시장은 '갸우뚱'

▲ 2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HMM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목표주가는 거꾸로 가고 있다. 사진은 14일 서울 여의도 HMM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 < HMM >


하지만 HMM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인으로 실적보다는 전환사채나 미진한 주가부양책을 지목하는 시선도 있다. 

2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HMM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HMM의 2022년 연결기준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예상치의 평균값)는 매출 18조3802억 원, 영업이익 10조9908억 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33.2%, 영업이익은 49% 늘어나는 것으로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HMM이 설립된 이후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 신기록을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다. 

현금 곳간도 든든하게 채워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HMM의 현금성 자산은 9조5천억 원에 이른다. 올해 말에는 13조 원 이상의 현금을 쌓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1일 기준 HMM의 시총이 11조8천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말에는 보유 현금 규모가 시총을 넘어서는 것이다. 
 
하지만 HMM의 목표주가는 실적 전망과 거꾸로 가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HMM 리포트를 낸 증권사 3곳은 모두 HMM의 목표주가를 적게는 13%, 많게는 28.5% 낮췄다. 이들은 HMM의 목표주가를 3만 원에서 3만3천 원 사이로 잡았다. 

목표주가를 낮춘 근거는 해운운임 ‘피크아웃’이다. 해운 컨테이너 운임 상승세가 꺾이면서 HMM이 실적 하락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상 컨테이너운임의 지표로 활용되는 상하이컨테이너종합운임지수(SCFI)는 올해 1월 5천 포인트대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오다 2월 이후 4천 포인트대로 낮아지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분석이 과하다는 말이 나온다. 

HMM의 매출은 2020년 6조4130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3조8천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뛴데 이어 올해도 18조 원, 2023년 13조 원 수준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를 실적 하락이라고 보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다. 

상하이컨테이너종합운임지수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2021년 1월 2천 포인트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4천 포인트대의 운임도 기존보다 2배 높은 수준이다. 

앞서 2018년 HMM을 이끌었던 유창근 전 대표이사 사장은 HMM의 정상화 목표로 2022년 영업이익률 5%, 매출 100억 달러 달성을 제시했다. 

HMM은 이같은 실적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 HMM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15.3%, 2021년에는 53.5%에 이르렀다. 올해는 60.3%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가의 피크아웃 우려는 과도하다"며 "상하이컨테이너종합운임지수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아직도 2배 수준이며 3분기 이후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전쟁 등 변수가 너무 많아 해외에서도 해운업황에 대한 전망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HMM의 주가를 발목잡는 요인이 실적이 아닌 다른 데 있다고 본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도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HMM)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며 “사업적 이슈보다는 다른 이슈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금리 인상 등에 따른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차치한다면 HMM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건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이 들고 있는 전환사채(CB)다. 

HMM의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HMM의 영구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자 HMM 주가는 8%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영구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 주식물량이 늘어 기존 주주들이 들고 있는 주식의 가치가 희석된다. 

HMM이 공매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도 HMM 주가 하락의 이유로 꼽힌다. 

HMM은 6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량 기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HMM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대차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증권사로 주식을 옮기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HMM의 주주친화정책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HMM을 이끌었던 배재훈 전 대표이사 사장은 주가가 반토막이 나자 주주친화정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경배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한 뒤 아직까지 별다른 주주친화정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