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유니콘기업 만들기] 제2 도시 부산에는 왜 유니콘기업이 없을까

▲ 6월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2022 부산브랜드페스타'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어느 설문조사에서 요즘 부모들에게 자녀가 어느 회사에 입사했으면 좋은지를 물었더니 1위가 카카오로 나왔다.

그 뒤를 삼성, 네이버, SK, LG, 비바리퍼블릭카, 현대차, 크래프톤, 쿠팡 등이 이었다. 청년들이 이직해 입사하고 싶은 기업도 카카오와 네이버가 1, 2 순위이다. 

이처럼 요즘 부모세대나 청년들은 카카오와 네이버 같은 유니콘 기업에 입사하고 싶어 한다. 전통적인 대기업 위주의 입사 선호에서 탈피하고 있다. 

국내외로 유니콘 기업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있다. 2022년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에는 유니콘 기업이 18개이 있다. 이들 모두는 수도권에 있다. 제2의 도시 부산에는 하나도 없다.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0년부터 기업가치 1천억 원 미만의 아기유니콘 기업 160개를 선정해 발표한다. 통계그래프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통계뱅크에서 아기유니콘기업의 지역별 분포도를 조사해보니 서울이 99개 62%, 경기도가 36개로서 22.5%로 수도권이 84.5%나 차지하고 있다. 

전남이나 강원도에는 하나도 없다. 부산과 대구가 겨우 3개로 1.9%를 차지하고 있다. 인천과 경남은 각각 하나에 불과하다. 

아기유니콘 기업이 이럴진대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지역경제는 어떻게 될까? 청년들이 계속 지역에 살고 싶어 할까? 그러니 청년들은 부산 등 지역을 떠나고 있다. 청년의 지역 순유출 순위에서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이 1위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청년들이 폼나는 직장을 찾아서 고향을 떠나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더 확산되어 지역의 인구소멸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것을 타개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의 지역분산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렇지만 인구분산, 지역발전에 획기적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스럽다. 

필자는 이러한 시대흐름과 인구소멸을 막는 합리적 대책으로 '지역에도 유니콘기업 만들기'를 제안한다. 부산이라는 제2의 도시에도 유니콘 기업이 한 개도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이것은 누구 잘못인가? 기성세대, 기존 정치권의 잘못이라고 본다. 즉 지역에 있으면 투자받기도 어렵고, 인재를 채용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 문제를 우리 기성세대와 정치권이 해결해줘야 한다. 즉 지역에 있어도 풍부한 자금을 받을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서울권이야 민간자금이 풍부하니 펀딩받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민간자금을 받기 더 어렵다. 심지어 지방의 어느 금융그룹은 수천억원의 벤처투자금을 조성했는데 서울에서 대부분을 투자하고 나머지를 그 지역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것은 그 지역에 투자할 업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계속 이대로 놔둘 것인가? 펀딩시장을 그대로 놔 두면 점점 수도권집중화 현상은 심화될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정부펀드는 지방으로 일정 비율을 강제로 배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혹자는 지방에 투자할 기업이 없는데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거꾸로 묻고 싶다. 현재 어떤 정책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느냐고? 더 현실적인 정책을 있으면 제안하라고 말하고 싶다. 필자는 부산시청에서 센텀시티개발계장, 정보기획계장을 하면서 지역경제를 살리려고 밤새워 노력해보았다. 

무려 7년이나 부산에 근무하면서 지역 경제를 살리려고 했다. 그러다가 중앙의 경제부처로 자리를 옮겨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직한 때가 벌써 거의 20여년이 되어 간다. 지금의 부산경제는 그때보다 더 낙후되고 있다. 제2의 도시가 이럴진데 다른 지역은 말해 무엇하랴.

돈이 있는 곳에 사람도 몰린다. 수도권에 있는 청년들에게 연봉을 얼마 더 주면 지방으로 가겠느냐고 물었다. 1천만원 더 주면 간다고 했다. 이처럼 지방에 있으면 연봉을 더 많이 받을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연봉을 많이 주려면 풍부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역에도 좋은 기술을 가진 혁신기업이 있다. 이들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책임지고 유니콘 기업으로 키워내는 조직도 없었다. 공무원들은 계속 보직을 옮기기 때문에 유니콘기업을 키워내려는 일관성 있는 정책을 집행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지방정부에 큰 기대를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지역의 유니콘기업 후보들이 똘똥 뭉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즉 한 개의 기업의 목소리는 미약하지만 연대하여 목소리를 낸다면 큰 힘이 된다. 

이와 함께 지역의 국회의원들도 연대해서 같이 발맞추어야 한다. 영남-호남-충청-강원권 의원들이 연대하여 지역유니콘 기업 펀드를 만들고 이를 지역으로 내려보내는 정책과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창업이나 성장펀드의 일정부분은 강제로 할당해서 지역으로 내려보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는 유니콘 후보기업들도 지역으로 내려 갈 것이다. 다만, 무늬만 지역으로  내려가는 꼼수가 있기에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지금이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적기이다. 왜냐하면 수도권의 집값이 워낙 비싸서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이전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월급 받아서 월세내면 남는 것이 없어 수도권에 살아가기가 너무 버겁다. 

기존에 있는 청년들도 서울에서 점점 밀려나 천안이나 평택까지 거주지를 이전하는 경향이 있다. 수도권 청년들의 취업남방 한계선이라고 한다.

수도권 청년들은 차지하더라도 지역의 청년들이라도 고향에 붙들어 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역은 소멸걱정, 수도권은 인구폭발에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지역에도 유니콘기업을 만들자. 이경만 아시아비즈니스동맹 의장
 
이경만 의장은 행정고시 38회에 합격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과장, 국장, OECD 한국센터 경쟁정책본부장,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혁신기업 지원, 지역균형발전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