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발표에서도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순이익에서는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보다 앞섰을 것으로 추산되지만 신한금융투자 사옥매각 대금의 반영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데스크리포트 7월] KB금융 신한금융, 리딩금융 경쟁은 계속된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각 금융지주는 증시 둔화의 영향을 받아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비중이 지난해에 비해 낮아진 반면 은행의 순이익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상승기가 지속되며 하반기에도 은행의 실적증가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금융당국의 예대마진 축소 압박은 상당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모두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큰 상황인 만큼 내실을 다지고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KB금융그룹

- KB금융그룹은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그룹의 전략 목표와 방향을 논의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물가상승 속에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은행이 단순히 금리상승에 의한 이익확대만 바라봐서는 안되며 소비자와 상생하는 방안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 KB금융지주는 KB캐피탈 출신의 김세민 전무를 금융지주 전략총괄담당(CSO)으로 선임하면서 비은행 출신 중용을 확대하고 있다.

김 전무는 1971년생으로 나이도 비교적 젊은 편이고 금융지주나 은행출신도 아니다. 비은행 계열사 출신을 금융지주 전략총괄이라는 요직에 앉히는 파격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앞서 2021년 말에는 금융지주 재무총괄(CFO)에 KB증권 출신의 서영호 전무를 임명하면서 비은행 계열사 인재를 요직에 기용했고 이번에 다시 비슷한 기조의 인사를 시행했다. 

전략총괄이나 재무총괄은 금융지주에서 지니는 의미가 큰 만큼 윤 회장의 비은행 강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알뜰폰 사업인 '리브모바일(리브엠)'이 상승세를 타면서 의미있는 가입자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금융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다는 취지에서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내년 4월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평가를 받게 된다.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혁신서비스 평가에서 힘을 받겠지만 기존 알뜰폰 업계에서는 금융권의 통신업 진출이 시장을 교란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이들을 설득해 내는 일이 중요하다.

- KB증권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연금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연금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외부업체와 제휴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퇴직연금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판단하고 비대면에 익숙한 젊은 연금고객을 끌어모으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함께 증시 둔화로 증권사 순이익이 감소해 다양한 수익원 마련도 절실하다. 

◆ 신한금융그룹

- 2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경쟁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2분기 통상 실적에서는 KB금융지주가 1조2871억 원, 신한금융이 1조2503억 원의 순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투자 여의도 사옥의 매각대금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 신한금융지주 순이익이 KB금융지주 순이익을 넘어설 수도 있다.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한문화포럼'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사실상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 해당한다. 그동안 신한금융지주에서 경영전략회의는 1월 초에만 정기적으로 진행됐는데 지난해부터 7월에도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7월7일 신한문화포럼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올해는 금리 및 물가상승, 새 정부 출범, 빅테크와 경쟁 등 여러 상황을 놓고 그룹의 성장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수익성 강화, 디지털 플랫폼 혁신 등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 관련 대법원 최종 선고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앞으로 추가 연임으로 가는 길도 탄탄대로일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입지가 안정된 만큼 기존에 추진해 온 디지털플랫폼 구축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 성장전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은행은 연 5%를 넘는 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 전원에게 1년 동안 금리를 연 5%로 고정하면서 금리를 깎아주기로 했다. 

이와함께 새로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을 받는 고객의 금리도 인하하기로 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은행의 '이자장사'를 비판하자 금리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새로운 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모바일앱인 '쏠(SOL)'의 상위 버전이 될지 아예 새로운 앱이 나올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진 행장이 '뉴 앱 프로젝트'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새 앱은 9~10월에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신한카드는 아이폰에 앱만 깔면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터치결제M'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으로 삼성페이를 쓰는 것과 달리 국내 아이폰 고객들은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을 보완한 것이다.

카드 가맹점 단말기에 신한카드가 개발한 아이폰 결제 모듈을 설치하면 간편하게 결제가 이뤄진다.

신한카드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맹점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결제 선호도가 높은 10대들이 자주 이용하는 PC방이나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