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도시정비시장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보여줄까?

올해 도시정비시장 수주 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고려하면 1위 자리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경쟁력의 증명한 것으로 내년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도 힘이 될 수 있다.
 
GS건설 도시정비 1위 대역전극 펼치나, 임병용 조직개편 성과 눈앞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2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2021년 도시정비시장에서 상위권 건설사들은 막바지까지 치열한 수주실적 순위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이 선두를 차지하고 올해까지 3년 연속 도시정비 1위를 노리는 가운데 GS건설의 추격전이 만만치 않다.

GS건설이 2021년 도시정비업계 1위에 오르면 2015년 뒤 6년 만의 정상탈환이다.

GS건설은 21일 기준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이 4조1828억 원이다. 현대건설(4조2583억 원)을 755억 원 차이로 바짝 뒤쫓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시공사 선정이 남은 사업장이 두 곳인데 여기서 승전보를 올리면 도시정비업계 1위도 노려볼 만하다.

우선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GS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만큼 수주가 유력하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 재개발사업은 공사비가 4992억 원 규모다.

GS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서울 신림1구역 재개발조합도 26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GS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체결 안건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예정 공사비가 1조537억 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GS건설 컨소시엄은 조합 측에 단일 브랜드 적용 등을 협상안으로 내놓는 등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만약 GS건설이 올해 도시정비 1위에 오르면 브랜드 경쟁력과 기술력 등을 다시 한 번 인정받는 동시에 임 부회장의 주택사업 확대 기조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임 부회장은 올해 수익성이 좋은 주택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뒤 특히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애초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의 강자로 주택부문 수주잔고에서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비중 약 60%를 차지한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을 봐도 서울 등은 개발할 신규택지가 절대적으로 희소한 만큼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전쟁터가 도시정비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은 2021년에도 강남, 서초, 송파구 등에서 정비사업이 완료된 주요 사업장 위주의 입주단지가 아파트 공급물량을 이끌었고 2022년에도 입주예정 아파트 30개 단지 가운데 23개 단지가 재건축·재개발사업 단지다.

업계는 앞으로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바라본다.

이를 염두에 두고 임 부회장은 올해 7월 재건축·재개발과 비교해 등한시했던 리모델링 전담 팀을 신설하는 등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실었다.

조직개편의 결실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GS건설은 11월 초만 해도 도시정비 수주실적이 3조 원에 못 미쳐 업계 4위 정도에 머물렀는데 리모델링부문에서도 연이어 수주실적을 추가하면서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GS건설은 12월 서울 마포구 서강GS아파트 리모델링(2156억 원), 경기 수원 영통구 신나무실 주공5단지 리모델링(4252억 원)사업을 연달아 수주해 올해 리모델링부문에서만 1조4174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GS건설은 2020년까지만 해도 리모델링부문 수주건수가 통틀어 2건, 수주실적은 1449억 원에 그쳤다. 이렇게 보면 리모델링사업을 본격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수주실적이 10배 규모로 늘어나는 셈이다.

GS건설은 내년 도시정비사업에서도 상큼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은 앞서 20일 용산 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재건축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막판에 발을 빼면서 GS건설이 단독 입찰해 2차 입찰을 진행하지 않을까 하는 업계의 예상을 깨고 조합이 GS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은 예정 공사비가 6225억 원에 이르는 데다 강북지역 전통적 부촌으로 일컬어지는 이촌동 일대에서도 알짜배기 입지로 꼽히는 사업장이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국내 상위권 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의존도가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GS건설은 탁월한 브랜드 인지도와 시공능력 등을 바탕으로 주택부문 사업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정비사업 비중이 높다는 점과 2022년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공급계획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바라봤다.

GS건설이 올해 도시정시 시장에서 1위에 오르면 옛 영광을 재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2015년에는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로만 8조 원대를 거두는 역대 최대 실적으로 업계 1위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 뒤에도 꾸준히 도시정비사업에서 조 단위 실적을 거두며 강자로 자리잡았지만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1위를 내줘야했다.

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에서 2015년 8조100억 원의 실적을 거뒀지만 2016년에는 2조3900억 원, 2017년에는 3조7천 억 원에 그쳤다. 도시정비 관련 규제가 강화돼 전체적으로 일감이 줄어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1조5700억 원, 1조6900억 원의 수주에 만족해야 했다.

GS건설이 주춤한 사이 2018년에는 대림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2019년에는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각각 도시정비 수주실적 2조 원을 넘기며 GS건설을 앞질렀다.

GS건설은 2020년에도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실적이 2조5090억 원에 그쳐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에 이어 4위로 밀렸다.

다만 현대건설도 아직 수주실적을 추가할 수 있는 사업장들이 남아있다. GS건설의 1위 도전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얘기다.

현대건설은 수원 신명동보아파트 리모델링(3053억 원), 서울 서초구 잠원 롯데캐슬갤럭시1차 아파트 리모델링(1850억 원)조합이 각각 23일과 31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연다.

현대건설이 두 건의 수주를 확보하면 5천억 원에 가까운 수주실적을 더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서울 흑석9구역(4300억 원) 재개발사업에도 입찰했는데 흑석9구역은 시공사 선정총회를 앞두고 조합 내부 갈등에 조합 집행부 해임을 위한 해임총회가 17일 열려 사업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