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자체브랜드의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맞춰 개발해 활용성을 높이며 본격적으로 시장 개막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글로벌 스마트폰업체로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잠재적 수요 대응에 더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폴더블폰 대세 자극하나,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힘받아

▲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


12일 포브스 등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구글은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패널을 적용한 픽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픽셀은 구글의 스마트폰 자체브랜드다.

이르면 19일 열리는 픽셀 스마트폰 공개행사에서 자세한 사양과 출시 시기가 발표될 공산이 크다.

구글 픽셀 스마트폰 판매량은 삼성전자나 중국 스마트폰업체 등에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실제로 시장에 내놓더라도 의미 있는 판매량을 거둘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구글이 직접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큰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픽셀 스마트폰은 주로 구글이 내놓을 안드로이드 최신 버전의 기능과 특징을 개발자들에게 소개하고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이를 참고하도록 하는 ‘레퍼런스폰’의 성격을 띠고 출시된다.

구글 폴더블 스마트폰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방향성을 제시해 외부 개발자들이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앱)과 콘텐츠를 적극 출시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자연히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제품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내고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확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폴더블 스마트폰용 인터페이스 개발에 구글과 협력해 왔지만 아직 일부 앱을 최적화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고 외부 개발자들의 참여를 이끄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구글이 공식적으로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중요한 폼팩터 가운데 하나로 인정한다면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확장되는 데 더욱 속도가 붙을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와 달리 폴더블 스마트폰용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역량이 부족했던 스마트폰업체들도 구글의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 지원을 받아 자체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글이 이처럼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세’로 자리잡도록 이끈다면 현재 세계에서 사실상 유일한 폴더블 올레드패널 공급사로 자리잡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수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를 이끄는 김성철 사장이 구글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의 새 성장동력으로 앞세우고 있지만 아직 삼성전자에 수요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확대를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등으로 폴더블 올레드패널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다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해 물량 공급과 가격 협상에 모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고가의 폴더블 올레드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Z 시리즈 판매 호조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기술력과 시장성을 충분히 증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글의 소프트웨어 지원 강화는 삼성디스플레이에게 금상첨화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구글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가 확정된다면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폴더블 올레드패널 생산 확대를 추진하고 다양한 글로벌 고객사와 공급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폴더블 올레드패널 생산투자 확대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퀀텀닷 TV용 대형패널 투자 확대에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잠재력이 커진다면 김 사장의 폴더블 올레드패널 공급 확대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업체 진영에 자극을 받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당길 가능성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선제적 생산투자가 필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아직 증설투자 계획 등에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 올레드개발실장으로 일하다 2017년부터 중소형 디스플레이사업을 이끌며 폴더블 올레드패널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사실상 모두 주도한 핵심인물로 꼽힌다.

폴더블 올레드패널 개발 주역으로 올해 세계 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에서 공로상을, 2019년에 산업통상자원부 은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국내외에서 모두 인정받은 기술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