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철, LG화학 전기차배터리소재사업 얼마나 확장하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분리막소재사업으로 확장할까요?

최근 배터리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일본의 한 분리막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분리막사업을 펼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오고 있는데요.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뒤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리막사업과 같은 소재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야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LG화학은 2021년 상반기 배터리소재분야에서만 세 자릿수 규모의 신입과 경력직 사원 채용절차를 진행했는데 구체적 모집분야에서 분리막을 명시하기도 했습니다.

LG화학은 이미 전기차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를 직접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에 공급하고 있는데요.

신 부회장은 배터리셀 제조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분리되면서 양극재를 비롯한 배터리소재사업은 더욱 강화해 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전기차시장의 성장세가 기존의 예상보다 더 빠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배터리소재 부족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전기차 수요는 2020년 310만 대에서 2030년 5180만 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기존 2030년 전망치 4천 만대에서 1천만 대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도 같은 기간 139기가와트시에서 3254기가와트시로 23배 이상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 부회장으로서는 배터리소재를 향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재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LG화학은 올해 초부터 다양한 배터리소재사업의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 만큼 신 부회장이 분리막사업을 비롯한 소재사업의 구체적 방향을 조만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학철, 화학에서도 새 성장동력 찾는다

신학철 부회장은 기존 석유화학과 첨단소재사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의료용 장갑의 소재로 사용되는 NB라텍스에 공격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NB라텍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의료용 장갑의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 석유화학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완공을 목표로 중국 닝보에 연산 10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설비를 증설하고 있고 말레이시아에서도 연산 20만 톤 규모의 NB라텍스 설비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말레이시아와 한국, 중국 3개 나라에서 NB라텍스의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100만 톤 이상으로 빠르게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부회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만드는 여수 나프타 분해설비(NCC) 생산능력도 올해 6월까지 8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에틸렌은 파이프나 필름, 플라스틱 등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핵심이 되는 기초원료로 사용량이나 생산량은 그 나라의 화학공업 규모를 나타내는 척도가 되기도 하는데요.

여수 나프타 분해설비 확충이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모두 200만 톤 규모로 늘어나며 다른 나프타 분해설비를 갖춘 대산 공장(130만 톤)과 합산하면 전체적으로 330만 톤의 생산체제를 구축하게 됩니다.

이에 더해 해수담수화에 사용되는 역삼투압필터를 비롯한 친환경 첨단소재분야에도 성장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신 부회장은 2019년 취임한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을 찾는다는 취지에서 수처리 필터사업 확대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그 결과 LG화학은 2020년 글로벌시장 점유율에서 3위권으로 올라섰습니다.

신 부회장은 친환경사업을 통한 지속가능경영(Substantiality)을 강조한 올해 신년사에서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속가능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친환경적 사업들을 앞으로도 확대해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LG화학 ‘아픈 손가락’ 팜한농 키울까 아니면 정리할까?

신학철 부회장이 LG화학의 미래 먹거리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모든 사업부문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닙니다.

신 부회장 전임자인 박진수 부회장은 LG화학의 3대 성장동력으로 레드바이오(제약 등 의료), 화이트바이오(물, 에너지), 그린바이오(작물재배, 비료)를 낙점하면서 2016년 팜한농을 인수했습니다.

하지만 인수된 뒤 성장성을 실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LG화학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힙니다.

팜한농은 2016년 4월 LG화학에 인수된 뒤 2017년 흑자전환하며 기대감을 키우다가 2018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습니다.

2020년에는 영업이익 248억 원을 거두며 2019년보다 22.7%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2017년 영업이익 349억 원에는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LG화학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에도 주요 제품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2020년과 비교해 매출과 수익성이 소폭 감소했는데요.

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사업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초라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팜한농은 LG화학에 인수된 직후에도 화학비료 사업이 지닌 환경 위해요소 때문에 LG화학 기업이미지에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는데요. 

LG화학이 동부그룹으로부터 팜한농을 인수할 때에도 질소 화학비료와 같은 제품이 토양과 상수원을 오염하는 주원인인데 이와 관련한 대비책이 미흡해 가격할인 요소로 꼽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팜한농은 ‘대기업이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독립회사로 분할해 재매각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전임자인 박진수 부회장의 뜻을 이어 키울지 아니면 정리할지 신학철 부회장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가치 하락 가능성에 출렁인 LG화학 주가

LG화학은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에 따른 가치 하락 가능성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스위스 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2021년 5월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 원에서 68만 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는데요. 

LG화학의 주가에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여가치가 크게 반영돼 상장이 진행되면 LG화학 기업가치에 큰 할인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LG화학이 3월25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리콜을 실시하기로 발표한 점도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져 주가에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보고서가 발표된 뒤 LG화학의 주가는 5월26일 하루에만 6.73%가 떨어졌는데요. 이후 LG화학의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다가 횡보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LG화학의 주가가 다시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배터리소재와 석유화학 등 기존 사업부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LG화학 주가는 그동안 배터리 제작을 맡고 있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과 관련된 이슈에 영향을 크게 받아왔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았던 2020년 3월19일 LG화학 주가는 23만 원을 나타낸 뒤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과 실제 배터리 판매이 늘어남에 따라 꾸준히 상승세를 그려왔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연평균 25%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LG화학 주가는 2021년 2월5일 102만8천 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1년 3월15일 폴크스바겐 그룹이 배터리 자체생산(내재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LG화학 주가는 크게 영향을 받았습니다. 

LG화학 주가는 3월15일 96만6천 원을 나타내다가 다음날인 3월16일부터 3월23일까지 하락세를 보이며 77만5천 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는데요. 

폴크스바겐의 배터리 자체생산 이슈로 무려 20% 가까이 빠진 셈입니다. 

LG화학 주가는 2021년 4월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사이 벌어졌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관련 분쟁이 양측의 합의로 일단락되면서 4월14일까지 10% 가까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주가 흐름들은 LG화학 주가가 배터리 이슈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신학철, 현장경영 철학과 소통을 기반으로 한 혁신가 면모

신학철 부회장은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리더십을 강조하면서 발로 뛰는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경영자로 유명합니다.

신 부회장은 2019년 1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대전 기술연구원을 방문했고 오창 공장, 파주 공장, 대산 공장 등 국내 사업장을 비롯해 독일, 폴란드, 중국, 미국 등 해외사업장을 차례로 방문했는데요.

신 부회장이 취임 후 반 년 동안 LG화학 현장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한 거리가 지구 반 바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신 부회장의 이런 현장경영 철학은 다국적기업 3M에서 근무할 때부터 몸에 밴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 부회장은 3M 본사에 근무할 당시 미국시장을 알기 위해 3개월 동안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매일 미국의 현지 고객과 유통업체 관계자를 만났는데요.

신 부회장은 “리더가 사무실에 앉아 고객이 중요하다고 백 번 말한다고 해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조직 구성원은 리더의 말을 따르지 않고 리더의 행동을 따른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신 부회장은 리더십의 필수조건으로 혁신과 학습, 토론을 기반으로 한 솔선수범을 꼽는데요. 

3M에서 쌓은 혁신의 경험을 전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미국 소재 대학교, 포스코나 SKC와 같은 한국 기업들의 강연에 나서는 일도 많았습니다.

잉거 툴린 3M 회장은 신학철을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 내고 효과적 비즈니스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실력을 입증한 탁월한 리더”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신 부회장이 특유의 현장경영과 토론을 통해 앞으로 LG화학에서 어떤 혁신방안을 내놓을지 기대가 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