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털신사업에서 속도를 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나생명은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1분기 상대적으로 아쉬운 실적을 보였는데 김 사장이 실적개선을 통한 경영성과를 보여주기 쉽지 않아 보인다. 김 사장은 임기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았다.
 
하나생명 디지털 가는 길 멀고, 김인석 대표 임기는 1년도 안 남았고

김인석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28일 하나생명에 따르면 상반기 안에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온라인쇼핑 플랫폼에 출시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생명은 3월 말 하나카드앱에서 먼저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선보였고 11번가 등 외부 오픈마켓 판매를 추진 중이다.

모바일 보험상품권은 하나생명이 2020년 12월 발표한 혁신금융서비스다. 모바일에서 쿠폰을 구매해 온라인 보험상품에 가입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다.

앞서 NH농협손해보험, 현대해상 등도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선보였다. 아직 시장이 활성화된 수준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생명은 은행연계보험(방카슈랑스)에 강점이 있어 그룹의 디지털 생태계와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하나생명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쿠폰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앱을 개편하고 온라인쇼핑 플랫폼과 제휴해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아직 온라인쇼핑 플랫폼 판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바일앱 개편 시기 역시 7~8월로 예상된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예상보다 시스템 구축과 사용자인터페이스(UI) 개선 등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하나카드앱에 이미 탑재된 만큼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인석 사장으로서는 혁신금융서비스인 모바일 보험상품권 사업이 예상처럼 빠르게 진행되지 않아 초조한 마음이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의 디지털분야 성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나생명은 하나금융그룹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1분기 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193%, 하나캐피탈이 37.8%, 하나카드가 139.4% 성장률을 보였는데 하나생명은 오히려 5.8%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2020년 연간 순이익 성장률도 12.3%에 그쳤다. 하나금융투자(46.6%), 하나캐피탈(64.5%), 하나카드(174.4%) 등 다른 비은행계열사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생명(30.3%), 한화생명(313.7%), 신한생명(43.6%), NH농협생명(52.6%) 등 실적을 대폭 개선한 다른 생명보험사들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남는 실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증권과 캐피털분야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카드와 보험분야는 아직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 카드·보험계열사 중 하나카드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고 하나손해보험은 인수한 지 채 1년이 되지 않았다. 하나생명을 맡고 있는 김인석 사장에게는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2020년 3월 하나생명을 맡아 올해가 임기 2년차이자 마지막 해다. 김 사장이 임기를 마지는 2022년은 하나금융그룹의 경영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은 특히 중요하게 여겨진다.

김 사장은 하나생명 성장의 길을 디지털에서 찾고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부터 “디지털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지속적으로 모바일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간편 전자서명시스템을 도입해 보험가입이 쉽도록 모바일서비스를 개편했다. 필요한 보장만 선택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암보험을 출시하고 하나은행 모바일앱을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하나생명 모바일앱 하나원큐라이프앱은 연금과 보험계약대출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룹 모바일금융 플랫폼 핀크앱에도 보험진단서비스를 추가했다.

김 사장은 디지털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상품 개발역량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하나생명은 26일 보험상품 개발을 담당할 신입·경력사원 채용에 나섰다. 올해 들어 이미 세 차례나 보험상품 개발 인재채용을 진행했으나 모두 경력직 채용이었고 신입 채용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하나생명 자산규모가 대형 생명보험사와 비교하면 떨어지는 점 등을 고려하면 디지털역량만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룹 차원에서 인수합병 등 덩치를 키우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는 2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기회를 모색하겠다"며 인수합병 추진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