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이건희 회장 유산 상속을 계기로 호텔신라 지분 확보에 나설까?

이 사장이 호텔신라 최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삼성물산이나 상속받게 될 삼성생명, 삼성전자 등의 지분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이부진 호텔신라의 오너 되나, 상속 앞두고 시선집중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일가가 상속세 신고 납부시한인 30일 이전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안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4.18%,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SDS 0.01% 등이다.

법정비율대로라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가장 많은 상속분을 받아야 한다. 다만 삼성그룹 일가가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더 많은 지분을 몰아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삼성생명 지분 상속은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열쇠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기타계열사’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호텔신라 지분 7.3%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사장은 11년째 호텔신라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호텔신라의 오너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 사장은 호텔신라 주식을 1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호텔신라는 2020년 12월31일 기준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 삼성증권(3.1%), 삼성카드(1.3%), 삼성SDI(0.1%)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지분 17.1%를 보유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이 11.29%의 지분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이부진 사장이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하게 되면 이를 활용해 충분히 호텔신라 최대주주에도 오를 수 있다.

이 회장의 유언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주식 지분은 법정상속 비율대로 돌아간다. 또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법정상속 비율에 따라 지분을 나눌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부진 사장이 받는 삼성생명 지분은 4.61%다. 이는 27일 종가 기준으로 7700억 원에 이른다.

이 사장이 삼성생명 지분만 처분해도 호텔신라 지분 23%가량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삼성생명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주는 상속 배분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 일부나 삼성물산, 삼성SDS 등 나머지 주식과 부동산은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를 호텔신라 지분 확보에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부진 사장은 지금도 삼성물산 지분 5.55%, 삼성SDS 지분 3.9%를 들고 있다. 이 지분의 가치만 합산해도 2조 원에 육박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 속에서 호텔신라가 계열분리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 사장이 호텔신라 지분을 전혀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계열분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일가의 상속세 대부분은 삼성전자 지분 상속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일부 지분의 매각은 불가피 할 것이다”며 “이 과정에서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그룹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면서 계열분리 수순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