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는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수주목표를 달성한 해가 없었는데 올해 카타르와 러시아에서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수주하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수주목표 달성 배수의 진, 이성근 LNG운반선에 매달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추진하고 있는 노스필드 가스전 프로젝트의 LNG운반선 발주가 올해 안에 이뤄질 공산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프로젝트는 사업규모 23조6천억 원으로 2024년까지 매년 20~30척씩 모두 100여 척의 LNG운반선이 발주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지난해 6월 카타르페트롤리엄은 국내 조선3사와 LNG운반선 건조 슬롯을 예약하는 계약을 맺었다. 건조 슬롯 예약은 정식 선박 발주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건조공간을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건조 슬롯 예약에 따라 발주시기에 맞춰 LNG운반선 수주가 가능하다. 발주시기가 중요한데 늦어도 올해 하반기 발주되면 카타르발 대규모 일감을 올해 수주실적에 포함할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예정된 물량이 모두 발주되고 이를 국내 조선3사가 균등하게 수주를 한다고 가정할 때 조선사별로 2024년까지 매년 13억 달러(1조5천억 원)가량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수척의 LNG운반선 발주가 곧 이뤄질 것으로 보여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를 추가할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은 북극(ARCTIC) LNG2 프로젝트의 쇄빙 LNG운반선 8척(옵션 2척 포함)의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사업규모는 모두 10억 달러(1조1천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쇄빙LNG운반선 수주경험이 많아 노바텍의 LNG운반선 일감을 확보할 가능성이 큰 조선사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10월 쇄빙 LNG운반선 6척을 수주했는데 발주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노바텍이 발주한 선박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에는 러시아 야말 프로젝트에 사용된 세계 최초 쇄빙LNG운반선 15척을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수주하기도 했다.

이성근 사장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삼고 있는데 특히 LNG운반선 수주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방침 가운데 첫 번째는 수주목표 달성"이라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 여부에는 회사 생존이 달려있으며 수주 경쟁력 확보는 위기 극복의 시작점이자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절대적 가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선박분야는 LNG운반선 일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사장이 LNG운반선을 강조한 이유로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LNG운반선은 척당 2천억 원이 넘는 일이 많아 수주규모를 키우기에 유리한 점이 꼽힌다.

더욱이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LNG운반선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카타르 프로젝트 LNG운반선 수주 비중에서도 조선3사 가운데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바라봤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3사가 모두 따냈던 2004년 카타르페트롤리엄의 LNG운반선 53척 가운데 가장 많은 26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LNG운반선 발주는 연평균 50척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5년(2016~2020년) 연평균 발주량 35척과 비교하면 40% 이상 증가하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으로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올해는 수주목표 77억 달러 가운데 4월22일 현재까지 17억9천만 달러를 수주해 목표 달성률 23%에 이르고 있다.

조선업 특성상 연초보다 연말에 선박 수주가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하는 수주흐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 경기 회복으로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조선3사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수주목표 달성률 44%, 삼성중공업은 65%를 보였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에서 모두 1024만CGT(표준선 환산톤수·323척)가 발주된 가운데 한국이 532만CGT(126척)를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조선사는 지난해 1분기 세계 발주량 397만CGT 가운데 55만CGT를 수주하는 데 그쳤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수주량이 10배 가까이 급증한 데다 국내 조선사의 수주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14%에서 올해 1분기 52%로 크게 오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조선업 시황을 보면 현재까지는 좋은 분위기로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선업에서 가장 중요한 수주실적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