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하나캐피탈이 하나카드보다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강화에 더 많은 기여를 할까?

최근 5년 하나캐피탈이 우위를 점했지만 하나카드가 올해 자동차금융에서 실적을 쌓고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하나캐피탈과 순이익 경쟁을 벌여볼 만하다.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하나금융 비은행 키우기의 효자 되기 경쟁 치열

▲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 로고.


11일 하나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이어간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과 관련해 “자동차금융 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금융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기업금융, 가계금융 등을 키워 자동차금융 비중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캐피탈은 2018년부터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자동차금융 비중을 줄이고 기업금융(투자금융)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이던 자동차금융(할부, 리스 등)은 카드사 등 다른 업권의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카드사의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규제가 6배에서 8배로 완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자동차금융을 늘릴 여력도 확보하게 됐다.

반면 기업금융자산은 소매금융보다 마케팅 비용도 낮고 규모의 경제효과도 커 수익성이 높다.

나이스신용평가가 4월 내놓은 기업신용등급(ICR)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캐피탈 총채권에서 자동차금융 비중은 51.9%(4조9559억 원)로 2019년 말보다 8%포인트 낮아졌다.

기업금융은 2조7903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5%가량 증가했다.

하나캐피탈과 순이익 격차를 줄여가고 있는 하나카드는 신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나카드는 올해 1월 자동차금융에 진출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상반기에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하고 하반기부터 자동차금융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데이터 관련 신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마이데이터뿐 아니라 금융데이터 거래소, 데이터바우처 등을 통해 데이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나카드는 현재 지역별 외국인 소비정보, 지역화폐 발급 및 이용정보 6종의 데이터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최근 장경훈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갑자기 물러난 점은 하나카드가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힘이 빠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하나카드와 달리 하나캐피탈은 윤규선 사장이 5년째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여신전문금융사인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 사이에는 실적을 두고 선의의 경쟁의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캐피탈은 최근 5년을 기준으로 2017년을 제외하면 순이익 경쟁에서 우위에 서있다.

하지만 2020년 하나카드가 디지털 전환에 따른 비용절감 등을 통해 순이익을 크게 늘리며 하나캐피탈과 격차를 줄였다. 

순이익 차이는 2019년 500억 원 이상이었으나 2020년 260억 원까지 줄었다.

지난해 하나캐피탈은 순이익 1800억 원, 하나카드는 순이익 1540억 원을 냈다.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계열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에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