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심사가 보류된 만큼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삼성카드 마이데이터만 기다릴 수 없다, 김대환 빅데이터로 돌파구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


8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김대환 대표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마케팅서비스 개발에 집중해 삼성카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카드는 최근 카드사용내역 빅데이터에 기반해 제휴사에 표적 맞춤형 마케팅을 제공하는 카드연계제공(CLO) 마케팅서비스 링크(LINK)를 업그레이드한 ‘링크파트너’를 내놨다.

카드연계제공 마케팅서비스는 삼성카드가 2014년 출시한 링크가 카드업계 최초다. 수백만 개에 이르는 가맹점에서 수집된 카드사용내역을 축적해 고객의 소비정보를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

업그레이드된 링크파트너의 특징은 카드 빅데이터를 플랫폼으로 만들어 제휴사가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제휴사는 링크파트너에 접속해 직접 원하는 데이터를 골라내 마케팅을 기획하고 경과를 모니터링하며 성과를 분석할 수 있다.

제휴사는 삼성카드가 협의를 거쳐 간접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던 기존 방식보다 대응속도를 높여 더욱 정교하고 민감하게 마케팅을 할 수 있게 됐다. 삼성카드도 제휴사를 상대하는 절차를 줄여 매출 확대와 업무 효율성 높이기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빅데이터 조직을 본부 수준으로 확대했다”며 “격상된 빅데이터 전담본부가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최근 국내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국제데이터그룹(IDG)이 주관하는 ‘CIO 100 어워즈’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국제데이터그룹은 정보기술을 이용해 우수한 사업가치를 창출한 기업을 수상자로 선정한다. 삼성카드는 딥러닝에 기반한 인공지능으로 고객의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상황과 필요, 성향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마케팅기법을 선보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데이터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 분석기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 대표는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심사가 중단되고 재개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사업모델 개발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2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제재를 받아 마이데이터사업을 비롯한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에 따르면 대주주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등 제재를 받으면 그 계열사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의 제재안을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속도가 더뎌 김 대표는 마이데이터사업 허가심사 재개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이미 허가를 따낸 5개 카드사와 심사가 재개된 하나카드, 곧 시작되는 2차 심사에 허가신청을 앞두고 있는 롯데카드와 달리 국내 신용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삼성카드만 마이데이터사업에 진출하지 못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개인·기업 신용판매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에서 17.94%를 보이며 신용카드업계 2위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0.07%포인트 낮아졌다.

3위 KB국민카드는 시장 점유율을 2019년 16.56%에서 2020년 16.95%로 0.39%포인트 끌어올리며 삼성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4위 현대카드도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을 16.11%에서 16.79%로 높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