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저탄소 친환경 중심으로 국내외사업을 전환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환경단체는 한국전력이 이미 추진해온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까지 모두 친환경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갑 한국전력 ESG경영 강화, 해외 석탄발전의 친환경 요구는 부담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1월부터 ESG에 기반한 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환경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로 ESG위원회를 꾸려 운영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한국전력 이사회 아래 조직으로 김좌관 이사회 의장을 위원장으로 최승국 이사와 방수란 이사 등 모두 3명의 비상임이사로 구성됐다.

김좌관 이사회 의장은 부산 가톨릭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승국 이사는 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냈으며 현재 환경단체인 태양과바람에너지 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 사장은 ESG위원회를 통해 ESG경영 전반의 방향성을 점검하고 경영성과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ESG위원회 구성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등과 관련된 사업의 관리 역할을 사업총괄본부장에게 맡겼으며 기후위기 대응조직인 기후변화정책부, 기후변화기술부를 사업총괄본부장 아래 조직인 기술기획처에 설치했다.

김 사장이 ESG경영에 주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해 친환경투자가 늘고 있고 정부에서도 탄소감축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네덜란드 공적기금, 노르웨이 국부펀드 등 해외 주요 연기금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ESG와 관련된 기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JP모건자산운용은 지난해 ESG 관련 세계 투자규모가 45조 달러(약 5557조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정부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0(영, 제로)'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선언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잇다.

한국전력은 발전사업 진행을 위해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국내외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ESG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할 길이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한국전력의 국내외사업의 개발방향을 신재생에너지, 가스복합 등 저탄소 친환경 중심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국전력은 발전자회사와 함께 60MW 규모 서남해 해상 풍력발전, 100MW 규모 제주한림 해상 풍력발전 등 대규모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국내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에 대비해 부사장 직속으로 해상풍력사업단을 꾸리는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을 준비하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에서는 필리핀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추진하던 석탄화력발전사업 2건을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전환하거나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광발전과 가스복합발전을 새로 추진하고 있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지난해 9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면서 “ESG분야에서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친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이러한 한국전력의 ESG경영 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신규사업 말고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석탄화력발전사업도 액화천연가스 등 친환경사업으로 모두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화력발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국내외 환경단체로부터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수익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세종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자와 9·10 석탄화력발전사업과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사업의 매몰비용이 커지기 전에 액화천연가스로 전환을 추진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기존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상대국 정부와 사업파트너들과 관계를 고려해야 해서 사업을 중단하거나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전환하기 힘들다는 태도를 보인다.

한국전력은 초초임계압 등 최신 기술을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해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초초임계압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일부 선진국만 가진 기술로 발전소 터빈을 돌리는 증기의 압력과 온도를 높여 석탄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첨단기술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를 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게 한국전력의 설명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해외 석탄화력발전사업은 국제 환경기준보다 더욱 엄격한 환경기준을 적용해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