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가 1조 원을 쏟아부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나선다.

당장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업과 지역 소매업 쪽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체질 개선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제주경제 활성화에 1조 넣겠다는 원희룡, 관광업 근본처방 시선도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


29일 제주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원희룡 지사는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35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모두 1조 원의 예산을 투자해 제주경제 재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원 지사는 27일 도청에서 코로나19 제주도 합동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무너진 경제에 1조 원 규모의 예산을 빠른 시일 안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2021년 경제정책 목표를 ‘코로나 대전환기, 도민 삶의 빠른 회복과 미래로의 변화와 혁신’으로 맞추고 △도민 보호 △경제 재도약 △뉴노멀 전환 △신산업 육성 등 4개 분야에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그 가운데 경제 재도약분야는 모두 3524억 원을 투자하며 지역 전통시장 및 관광업 활성화를 주요 목표로 삼았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1년 동안의 경험을 동력으로 삼아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회복시키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경제 재도약의 요체로 관광업 활성화를 꼽은 데는 관광업이 제주의 산업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함에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제 원 지사는 지난 25일 재난지원 목적으로 여행업체에 최대 350만 원을 지급할 계획도 발표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 7일 발표한 ‘2020년 제주경제 평가 및 2021년 여건 점검’ 보고서를 보면 제주는 관광서비스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3%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국내 경제성장률이 -1%인 것을 생각하면 3배 더 좋지 않은 결과다. 

한국은행은 관광업과 건설업이 활력을 되찾아야 2021년 제주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관광업은 30.6%로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건설업이 10%로 두 번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제주의 관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체질 개선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제주 관광산업의 생산성 성장에 관한 동학적 연구’를 보면 제주의 관광산업은 전체적으로 정체상태에 있으며 특히 관광숙박업은 생산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관광숙박업의 비생산성은 공급과잉이 심각한 상황에서 효과적 퇴출구조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제주 숙박업체가 보유한 객실 수는 7만2천여 개인데 체류 관광객이 필요한 객실 수는 4만6천여 개로 추산된다. 공급과잉 객실이 2만6천여 개에 이른다는 말이다. 제주 숙박업체의 대출비중 또한 14.3%로 전국(평균 4.3%)에서 가장 높다. 

원 지사는 제주 관광업을 중심으로 경제 재도약을 꾀하고 있지만 투자한 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산업팀 관계자는 29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새로 관광숙박업을 시작하려는 기업과 개인들을 대상으로 사업계획 검토와 승인 취소로 건전성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에 과잉 입주한 업체들의 관리는 지자체의 과도한 시장개입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