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월 기업 동향과 전망-하나금융 우리금융 NH금융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새해 금융권 최대 화두는 소비자 보호, 디지털 전환, ESG경영이다.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도 이런 점이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지주는 회장 선임을 앞두면서 권력교체기에 접어든다. 다음 회장을 누가 맡게 될지에 따라 계열사 대표이사 유임 또는 연쇄이동이 점쳐진다.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는 회장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고 이제 은행장 선임에 시선이 몰린다.  

◆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후보에 포함될까  

- 하나금융지주 회장 선임절차가 언제 시작될지 주목된다.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이르면 1월 회장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선임절차가 시작됐는데 이번에는 2월로 넘어가게 될 수도 있다. 법적 리스크 안고 있는 함영주 부회장이 후보에 포함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 11곳의 대표이사 임기도 3월 만료되는 만큼 다음 회장 선임 결과에 따라 경영체제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 라임자산운용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2분기로 예정됐다. 이에 따라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연임에 별다른 영향이 미치지 않을 수 있다. 다만 하나은행이 라임자산운용, 디스커버리펀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에 줄줄이 엮여 있어 지 행장이 연임하더라도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등이 걸려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하나금융지주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발목이 잡혀 마이데이터사업 진출이 가로막힌 점이 뼈아프다. 1월 본허가가 이뤄지면 경쟁사들이 마이데이터사업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하나금융이 언제 심사를 다시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존 오픈뱅킹 서비스에 마이데이터를 더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하나은행이 핀테크기업들과 제휴를 고민할 수도 있다.

- 하나금융지주는 새해 경영전략에 기존 디지털, 글로벌에 더해 ESG경영 포함, 은행, 캐피털, 카드 등 계열사 전반으로 ESG경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연말 조직개편에서 ESG 전담부서인 ‘ESG기획섹션’을 신설하며 ESG경영체계 강화에 시동을 걸었다.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이 신설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김앤장 시니어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로 여성인 이인영 그룹장이 발탁돼 소비자 보호 관련 리스크 대응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  NH농협금융그룹, 손병환 ‘롤모델’이 되다 

- NH농협금융지주에는 변화의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1월1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농협과 은행에서 요직을 거친 사실상 내부출신 첫 지주회장이다. 

- 코로나19 경제위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져 관치금융 논란이 확대되는 마당이다. 관료출신 외부인사가 사실상 ‘낙하산’으로 지주회장 자리를 꿰찼던 NH농협금융지주에 획기적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외부영입이 없어도 우수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 직원들도 회장에 오를 수 있다는 동기부여 등 손 회장이 롤모델로서 지닌 상징성이 크다.  

- 손 회장이 내부출신으로 승진한 것은 출범 10년 만에 금융지주가 안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10년 뒤에는 신경분리 이후 농협중앙회가 아닌 계열사별로 입사한 인물들도 고위 임원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 손 회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됐던 NH농협은행장에는 권준학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이 올랐다. 권 은행장은 2021년 1월1일 2년 임기를 시작했다. 경기 평택고, 경희대를 나와 1989년 농협에 입사해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과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경기출신으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만큼 이 회장이 금융지주와 은행 모두 장악력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 우리금융그룹, 권광석 은행장 연임가도 달리나 

-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연임하게 될지 주목된다. 권 행장의 임기는 3월 말까지다. 우리금융지주 연말인사에서 손태승 회장은 안정보다 변화에 방점을 두며 친정체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원덕, 김정기, 박경훈 등 이른바 '손태승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각각 우리금융지주 수석부사장, 우리카드 대표, 아주캐피탈 대표에 오르면서 권 행장 연임 가도에 경쟁자도 사라졌다. 다만 권 행장도 외부에서 깜짝영입됐던 만큼 최종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은행장 선임절차는 지난해에 비춰볼 때 1월 안에 자회사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가 열리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장 외에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가운데 아주저축은행, 우리은행 해외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 WB파이낸스 등의 대표이사 인사도 남아있다. 

- 우리카드, 아주캐피탈, 우리FIS 등 새로 대표이사가 바뀌는 곳의 새로운 사업전략도 주목된다. 우리카드는 ‘정원재 카드’로 유명했던 정원재 전 사장이 물러났다. 마케팅과 디지털 전략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김정기 부사장은 신사업에 강점을 지녀 자동차금융과 마이데이터사업 등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캐피탈에 재무 전문가가 이동한 점도 눈에 띄는데 영업 확대보다 사업재편에 힘이 실릴 수도 있다. 

- 이원덕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이 수석부사장에 올라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수석부사장은 다른 부사장들과 달리 부문 담당이 아닌 지주 업무를 총괄한다. 우리금융지주 2인자 자리다. 이 수석부사장은 2017년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에서부터 지주사 출범 이후 통합·전략 등 각종 실무를 총괄해온 전략 전문가로 평가된다. 손 회장을 제외한 유일한 우리금융지주 사내이사로 손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