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 직후 실시한 계열사 대표 등 고위임원인사에 이은 임원인사에서도 지역안배에 방점을 뒀다.

주요 보직에 영남권 인사를 중용하면서도 호남지역 인사들을 임원으로 대거 발탁하면서 균형점을 찾아 조직화합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성희 농협 임원인사는 '탕평' 뚜렷, 영남권 중용에 호남권도 안배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15일 농협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성희 회장의 임원인사를 놓고 지역안배를 통해 화합을 강조한 ‘탕평’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인태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되면서 공석이 될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 자리에 영남권 인사인 배부열 NH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을 파격 승진시키면서도 농협중앙회 상무 승진인사에서는 6명 가운데 3명을 호남권 인사로 발탁해 균형을 맞췄다는 것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일반적 승진 과정은 지점장(팀·부장), 본부장(부행보), 은행 부행장, 지주 부사장인데 배 본부장은 부행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지주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은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에서 핵심요직으로 분류된다. 더욱이 NH농협금융지주 4명의 부사장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로 꼽히는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직행했다는 점도 주목을 받는다. 

이를 놓고 이 회장이 영남권 인사를 중용한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배부열 본부장은 대구 출신으로 대표적 영남권 인사다. 199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대구지역본부 상호금융보험팀장, 종합기획부 재무기획팀장, 성당지점장 등을 거쳐 지난해 NH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장에 올랐다.

이 회장이 경기도 출신 인사지만 대구·경북 지역에도 지역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배 본부장은 이 회장 쪽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 회장은 경상북도 경주 출신인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 회장 시절 감사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최 전 회장의 측근으로 꼽혔다.

이 회장은 취임 후 실시한 농협중앙회 고위임원과 계열사 최고경영자 인사에서 출신지역을 골고루 분포시키면서도 NH농협은행과 상호금융 등 핵심보직에는 영남권 인사를 배치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영남권 인사를 중용하면서도 농협중앙회 상무 승진 인사를 통해 호남지역의 인물을 대거 발탁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교육지원부문 상무에 임명된 김석기 전남지역본부장은 전라남도 여수 출신이다.

상호금융부문 상무에는 서옥원 NH농협은행 전남영업본부장(전남 강진)과 윤종기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기획부장(전북 고창)을 올렸다.

두 번의 농협 회장 선거에서 이 회장이 맞섰던 호남지역 인사들을 포용한 셈이다.

이 회장은 23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에서 전라남도 나주 출신인 김병원 전 회장에게 패한 뒤 24대 선거에서는 전라북도 정읍 출신인 유남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의 취임 이후 사실상 첫 인사로 능력과 성과에 주안점을 두고 ‘함께하는 100년 농협’의 초석이 될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이 회장이 취임 초부터 강조한 디지털혁신과 유통혁신, 조직운영혁신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