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시선은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2021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재보궐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이슈톡톡에서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른 가덕도신공항 문제와 함께 부산시장 자리가 민주당에게 주는 의미, 부산시장 도전사, 출마 예상 후보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방송 : 이슈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이상호 기자


◆ 가덕도신공항, 2018년에 이어 2021년에도 민주당의 필승 카드?

곽보현 부국장(이하 곽) : 요즘 민주당이 군불 때고 있는 가덕도신공항 이야기부터 해 보죠.

이상호 기자(이하 이) : 간단하게 현재 가덕도신공항 상황을 짚어 보면 영남권에는 현재 김해국제공항이 있지만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신공항 건설이 추진돼 왔습니다. 경남권이 가덕도, 경북권이 밀양을 신공항 부지로 지지를 하고요.

하지만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에 두 차례 신공항 설립이 백지화됩니다. 박근혜 정부 때 ‘김해국제공항에 활주로 1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을 봉합했는데 이 결정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곽 : 중간중간 얽힌 이야기가 많겠지만 일단 이 정도로 정리하고 최근 이야기부터 본격적으로 풀어보죠. 내년 보궐선거 관련해서는 민주당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요?

이 : 2021년 보궐선거와 관련해 보면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가덕도신공항에 의미있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0월부터라고 생각이 됩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0월16일 부산대에서 열린 제41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연설에서 “부울경 800만 시도민들의 간절한 여망이 외면받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짓겠다”고 말합니다.

곽 : 정 총리가 가덕도신공항 문제와 관련해 총리로서 원론적 답변 말고 공개적으로 개인적으로 생각을 밝힌 건 그때가 처음이죠?

이 ; 그렇습니다. 정 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인 2012년에도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는 했는데 적어도 총리 자리에 오르고 난 뒤에는 올해 10월 발언이 처음이었습니다.

사실 당시 정 총리의 발언을 놓고 가덕도에 힘을 실은 것이다 아니다 말이 많았는데, 몇 주 뒤에 나온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으로 정 총리 발언의 의도도 확실해졌죠.

이 대표는 11월4일 부산항을 방문한 자리에서 “회의장에 들어오다가 ‘희망고문 그만 좀 시켜라’는 현수막을 봤다. 여러분의 간절한 요구 그대로 부산, 울산, 경남의 희망고문을 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합니다.

곽 : 현직 총리와 전직 총리에 현재 당대표인 두 사람이 가덕도에 힘을 실을 정도니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민주당이 가덕도와 관련해서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보일 것 같습니다.

근데 가덕도신공항이 그 정도로 부산시장 선거에 줄 영향이 클까요? 과거 선거 때는 어땠습니까?

이 : 선거라는 것이 공약 한 두 개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도 일단 최근 부산시장 선거를 보면 가덕도신공항이 승부를 가를 만한 현안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처음으로 부산시장을 탄생시켰는데 그때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게 가덕도신공항이었습니다.

가덕도신공항을 놓고 보수정권이 태도를 여러 차례 바꿨다는 점을 노린 것이죠.

곽 :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일단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과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두 차례 신공항이 무산됐죠. 모두 보수정권 때입니다.

이 :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이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한나라당은 가덕도신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점입니다.

2016년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하면서 김해국제공항에 활주로 추가를 놓고 김해신공항이라고 부르는데, 스스로 공약을 뒤집었다는 점을 의식했다고도 보입니다.

여하튼 부산시장 선거 관련해서는 이때 결정으로 지금은 국민의힘 국회의원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입장이 곤란해지게 됩니다.

곽 : 서 전 시장도 공약을 뒤집게 되나요?

이 : 그렇습니다. 서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가덕도신공항 유치에 시장을 걸겠다”라고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는데 정권 차원에서 가덕도신공항이 무산이 된 거죠.

2016년 6월 27일 가덕도신공항이 무산된 뒤 하루 뒤인 6월 28일 서 전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제시한 김해신공항 안을 수용하고 시장도 사퇴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경쟁자인 오 전 시장이 가덕도신공항을 꺼내자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오 전 시장은 “시민의 뜻을 따르는 나와 논쟁할 것이 아니라 가덕도신공항 공약 폐기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쓸데없는 소리를 계속하는 것을 보니 ‘가덕도 출마선언’을 잊은 것 같다”고 받아칩니다.

곽 :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보궐선거의 원인이 당 소속 전 시장의 성추문 때문인 만큼 돌파구가 절실할 텐데, 그만큼 이번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가덕도신공항을 진짜로 추진한다”는 식으로 상대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공산이 커 보입니다. 

◆ 부산 상황은 어떠한가, 여론의 지지는? 후보군은?

곽 : 이제부터가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본격적 시작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현재 부산의 정치적 상황을 점검해 보죠. 

이 : 일단 부산을 비롯해 경남권 여론은 문 대통령에게는 다소 부정적이지만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가운데 어느 곳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보입니다. 물론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집권 4년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임은 분명합니다.

리얼미터가 6일, 한국갤럽이 5일 발표한 11월1주차 주간집계 기준을 종합해 보면 부울경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 40% 초반, 부정 50% 정도입니다.

정당 지지도는 두 조사결과가 다소 달랐는데요 리얼미터에서는 민주당 29.5%, 국민의힘 34.2%로 국민의 힘이 오차범위에서 앞섰고, 한국갤럽에서는 민주당 35%, 국민의힘 24%로 민주당이 앞섰습니다.

좀 더 확실하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올라온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살펴보겠습니다. 프라임경제 의뢰로 싸이리서치에서 10월16일과 17일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현재 부산시장 후보로 거명되는 인물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나온다고 가정하고 국민의힘에서는 서병수 의원, 이언주 전 의원,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나왔을 각각의 경우 가상대결을 시켜 봤습니다.

곽 : 확실히 좀 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는 직접적인 여론조사 결과네요. 결과가 어떤가요.

이 : 김 사무총장은 서 의원과 붙었을 때 25.3% 대 29.9%로 조사 됐습니다. 하지만 박 교수를 상대로는 22.7% 대 20.1%, 이 전 의원을 상대로는 26.9% 대 24.8%로 다소 우세하게 나왔습니다.

물론 세 결과 모두 오차범위 내이기는 합니다만 어느 정도 비교하는 데 참고는 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곽 : 결국 국민의힘도 부산시장 낙승을 자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누구를 내보내느냐가 중요하겠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실제로 출마가 언급되는 부산시장 후보군 각 당에 누가 있을까요?

이 : 민주당에서는 일단 김 사무총장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는 있습니다.

6일에는 국회부산도서관을 방문하는 등 현장방문 행보도 이어가고 있고 한동안 중단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도 다시 시작하는 등 사실상 선거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가덕도신공항 문제를 놓고 “가덕도신공항은 부울경에 죽냐 사냐의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 밖에는 김해영 전 의원,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박재호 의원, 전재수 의원 등이 거명됩니다. 여성후보로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도 말이 나오고요.

곽 : 국민의힘은 일단 아까 여론조사에서 언급된 서 의원, 이 전 의원, 박 교수 말고 더 있을까요?

이 : 박민식 전 의원이 9일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했고 유기준, 유재중, 이진복 등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 일단 국민의힘에서는 서 의원의 출마가 가장 확실한 카드가 될 것 같기는 한데 아무래도 현역의원이고 국민의힘이 의석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이니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 민주당에 부산은? 두 대통령의 고향이자 재집권의 교두보

곽 : 부산시장이라는 자리만 생각해 보면 부산시장이 엄청나게 정치적 존재감이 큰 자리는 아니거든요.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가 유력 대선주자들이 탐내는 자리라는 점과 비교가 되죠.

이 : 민주당에게 부산시장이 지니는 의미는 상징적 측면과 현실적 측면 크게 두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징적 의미 먼저 보면 민주당이 배출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노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 모두에게 부산과 경남지역은 고향일 뿐 아니라 변호사 시절 활동하던 주무대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에서 딱 한 번 국회의원을 지냈는데 그 때 지역구가 부산 사상구이기도 하고요.

곽 : 그래서인지 주요 친노, 친문 의원들을 보면 김경수 경남지사 등 경남권에 기반을 둔 인사들도 많죠. 친노와 친문이 여전히 민주당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요.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부산에서 민주당 지지세를 다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도 고려해 보면 친노와 친문으로서는 부산시장 자리를 허무하게 뺏길 수는 없을 겁니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도 종로를 포기하고 부산에 북구강서구을에 도전했다가 낙선하면서 ‘바보’라는 별명을 얻은 이야기는 유명하죠.

이 : 민주당의 부산시장 도전에도 노 전 대통령의 노력이 배어 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처음으로 실시된 1995년에 직접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합니다. 이후에도 계속 부산시장 선거에 공을 들입니다.

2002년에는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가 되자 가까운 친구였던 문 대통령에게 같은 해 열리는 지방선거에 부산시장으로 출마하라고 권유하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은 거절하기는 했지만요.

그리고 2004년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부산시장 권한대행이었던 오거돈 전 시장을 공들여 영입합니다. 이후 오 전 시장은 3전4기 끝에 부산시장 도전에 성공을 거둡니다.

곽 : 민주당으로서는 오 전 시장의 불명예 퇴진이 더욱 뼈아플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더 이번 보궐선거에서 부산시장을 내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 노 전 대통령의 노력이 민주당에 부산시장의 상징적 의미를 보여준다면 문 대통령이 2017년 대통령 당선 전후 민주당의 부산, 경남지역에서의 선전은 부산과 경남권이 민주당에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보여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곽 :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지역이겠죠?

이 : 그렇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기반을 보면 보통 민주당은 호남, 국민의힘은 영남이죠.

경남권은 원래 전통적 야권(민주당 계열)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었으나 1990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합당 이후 경남 지지세도 보수진영으로 넘어갔고 한동안 보수정당이 한국정치의 주류를 차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을 합니다.

경남과 경북을 합친 영남의 인구가 호남보다 많으니 영호남 대결 구도로 가고 나머지 지역에서 엎치락 뒤치락 했던 과거에는 주로 보수정당들이 승리해 왔던 것이고요.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는 호남에 충청권 지지까지 더해서 겨우 영남권의 지지를 얻은 보수진영 후보를 이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6년 이후 과거와는 다른 선거 판세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곽 : 민주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보수정당을 상대로 4연승을 거두기 시작한 게 2016년 총선부터니까 이때부터 보죠.

이 : 2016년에는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새누리당 122석에 한 석 차이로 이깁니다.

그런데 이때 민주당이 고전한 게 텃밭인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23석이나 내줬기 때문인데요. 이때 민주당은 호남에서 3석을 얻는데 그치지만 부울경 지역에서 민주당이 8석을 차지한 덕분에 조금은 만회가 됩니다. 2012년 총선에는 민주당의 부산, 경남지역 의석이 3석에 불과했어요.

2017년 대선에서는 문 대통령이 부산에서 38.7%를 득표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32.0%에 앞섰고, 경남에서는 36.7% 대 37.2%로 거의 비슷하게 표를 들고옵니다. 전국 결과는 문 대통령의 압승이었고요.

곽 : 2018년 지방선거 때는 아예 부산시장, 경남도지사, 울산시장을 다 민주당이 차지해 버리죠.

이 :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는 부울경 합쳐 7석을 얻는데 그치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의석 수가 아니라 득표율을 보면 민주당의 약진이 두드러지는데요. 20대 총선과 비교하면 부산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얻은 득표율 평균이 38.5%에서 44.0%로 높아졌습니다.

곽 : 경남권은 이제 확실히 보수진영의 텃밭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거네요.

이 : 민주당으로서는 노 전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 같은 민주당 내 영남 출신 정치인들의 오랜 노력을 거쳐 낙동강 벨트 등 경남권 공략의 발판을 만들어 놓은 것이죠.

그리고 부산시장은 민주당이 호남정당 아닌 전국정당으로 발돋 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곽 : 지금까지 내년 재보궐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에 부산시장을 지켜야할 민주당을 위주로 상황을 짚어 봤습니다.

12월8일부터 본격적으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앞으로 재보궐선거를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저희 채널Who에서는 앞으로도 재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