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부산은행장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이 나란히 내년 초 임기만료를 앞두고 코로나19를 극복할 위기 대응 능력과 확실한 성장전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BNK금융그룹에서 비은행계열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은행계열사 실적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영진 세대교체 등 변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빈대인 황윤철 부산은행 경남은행 부진 속타, 김지완 재신임 받을까

▲ 빈대인 BNK부산은행장(왼쪽)과 황윤철 BNK경남은행장.


4일 BNK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대비해 비은행계열사와 비이자부문 수익을 확대하는 전략이 앞으로도 꾸준히 추진된다.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 등 비은행계열사가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지금과 같은 흐름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올해 3분기까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2% 줄어든 반면 비은행계열사 순이익은 24% 늘어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와 금리 하락으로 은행에서 벌어들이는 이자이익이 줄어든 데다 대출 부실 발생에 대비해 적립하는 충당금도 증가하면서 수익구조가 비은행계열사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그동안 BNK캐피탈 해외진출을 확대하고 BNK투자증권에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계열사 육성에 힘쓴 결과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회장이 BNK금융 사업체질 개선에 더욱 탄력을 붙이기 위해 대규모 조직개편과 경영진 세대교체 등 변화를 실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금융그룹 대부분이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비해 은행계열사 이자이익에 의존을 낮추는 체질 개선작업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BNK금융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BNK금융그룹은 수출산업에 의존이 높은 부산광역시와 경상남도지역을 주요 사업기반으로 두고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은행계열사 실적에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조직쇄신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히 내년 초 임기를 마치는 빈대인 부산은행장과 황윤철 경남은행장이 경영진 세대교체 인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빈 행장은 내년 임기를 마칠 때까지 약 3년 반, 황 행장은 3년 동안 행장을 맡게 되는 만큼 금융권에서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계열사 대표이사 임기 3년을 모두 채우게 된다.

김지완 회장은 빈 행장이 부산은행 출신, 황 행장이 경남은행 출신으로 내부 사정에 정통하고 지역경제 상황에 익숙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적임자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처럼 은행계열사 실적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BNK금융 실적에도 악영향이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지방은행 특성상 지역경제 의존을 낮추고 사업기반을 넓히기 위해 해외사업과 디지털플랫폼 기반 비대면채널 등을 키워내야 하는 공통된 과제도 안고 있다.

이런 분야에 더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새 은행장 후보에 오를 공산이 크다.

결국 빈 행장과 황 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려면 해외사업과 디지털분야에 충분한 역량과 전문성을 증명하고 확실한 사업전략을 보여줘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빈 행장은 최근 은행 영업채널을 모바일앱 등 디지털플랫폼 중심으로 바꿔내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비대면 금융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다양한 핀테크 기반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에 있는 부산은행 해외 영업점을 키우기 위해 현지은행을 인수하는 등 공격적 전략도 검토되고 있다.

황 행장 역시 최근 디지털기술 관련된 부서를 확충하고 경남은행 모바일앱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지방은행 한계를 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계열사 인사 결정권을 쥔 김 회장과 BNK금융지주 이사회가 이런 노력과 의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빈 행장과 황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커진다.

BNK금융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행장 인선절차는 임기 만료를 앞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BNK금융지주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투뱅크체제'에서 벗어나 조만간 두 은행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는 점도 다음 은행장 인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이 이전과 달라진 만큼 BNK금융이 은행계열사 운영체계에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러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노조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합병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는 등 부정적 여론이 힘을 얻고 있어 이른 시일에 합병이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