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배터리법인 경영을 누가 맡을까?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이 신설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는 것이 유력해 보인다.
 
LG화학 배터리법인 누가 맡나, 김종현 유력하고 신학철 김명환도 거명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사장.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하거나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사장이 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30일 LG화학에 따르면 12월1일을 기일로 물적분할돼 설립되는 배터리 신설법인의 대표이사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날 전지사업본부의 물적분할안건을 승인받은 LG화학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학철 부회장은 “주주 여러분들께서 아시듯 신설법인은 자회사로 한다는 것까지만 결정했다”며 “이후 계획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는 대체로 김종현 사장이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그대로 LG에너지솔루션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김종현 사장이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에 올랐던 2018년까지만 해도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10% 점유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4~5위권 회사였다. 김종현 사장은 그런 LG화학을 올해 9월 기준으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 24.6%를 점유하는 1위 회사로 이끌었다.

2020년 2분기에는 전기차배터리사업을 흑자로 돌려세워 전지사업본부가 영업이익 1555억 원의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내는 등 이익기조를 확립하는 성과도 올렸다. 전지사업본부는 3분기에도 영업이익 1688억 원을 거둬 2분기의 성과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도 증명했다.

이전까지 LG화학은 전기차배터리사업에서 단 1분기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성과는 높게 평가받을 여지가 많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김종현 사장은 LG화학 전지사업본부를 지휘하며 LG화학을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의 1위 회사로 올려놨고 그동안 염원하던 흑자달성도 실현해냈다”며 “LG화학이 신설법인의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고려할 수 있는 가장 안정적 선택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학철 부회장이 신설법인의 대표이사를 겸임할 수 있다는 시선도 만만찮다.
 
LG화학 배터리법인 누가 맡나, 김종현 유력하고 신학철 김명환도 거명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LG화학이 전지사업본부의 분할 방식을 물적분할로 결정한 것은 신설법인 지분을 활용해 배터리사업의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자금 조달방안으로 상장 전 지분투자유치(Pre-IPO), 상장과 관련해서도 코스피와 나스닥, 혹은 동시 상장 등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신학철 부회장이 자금 조달계획의 키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존속법인 LG화학의 첨단소재사업본부가 리튬이온배터리 양극재 등 배터리소재 사업을 맡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보다 양극재 생산능력을 더 빨리 키워 현재 20% 수준에 그치는 양극재 내재화율을 장기적으로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처럼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이 연계해 사업전략을 구상해야 하는 만큼 경영 효율성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서도 신학철 부회장이 신설법인의 대표이사까지 겸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김명환 사장이 신설법인을 이끌게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LG화학 배터리법인 누가 맡나, 김종현 유력하고 신학철 김명환도 거명

▲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사장.


글로벌 배터리회사들은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것뿐 아니라 고객사로 확보한 완성차회사들의 수요에 발맞춰 전고체배터리와 장수명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전념하고 있다.

LG화학도 2024~2025년 리튬황배터리를, 2030년경 전고체배터리를 각각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래 배터리의 상용화를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느냐에 앞으로의 배터리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명환 사장도 신설법인 대표이사의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기 충분하다.

김명환 사장이 단순한 기술 전문가인 것만도 아니다. 그는 2019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최고 생산 및 조달책임자(CPO)를 겸임하면서 경영에도 관여하고 있다.

LG화학이 올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9월 누적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전지사업본부가 2분기부터 영업흑자를 내기 시작한 데는 김명환 사장의 공도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