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이 사실상 최대주주인 한국토지신탁의 한진중공업 인수 가능성에 기대를 품게 됐다.

한진중공업은 부산 영도조선소 등 개발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토지신탁이 인수에 성공하면 동부건설이 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의 한진중공업 인수' 간절, 개발사업 잡을 기회

▲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장.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진중공업 매각 본입찰에서 KDB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와 함께 한국토지신탁이 가장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26일 마감한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사모펀드 등 모두 7곳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는데 KDB인베스트먼트와 한국토지신탁이 한진중공업 인수 뒤 시너지효과를 크게 볼 수 있는 후보로 분석된다.

이번 입찰에서 매각대상은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5282만9905주(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이 들고 있는 지분 166만4044주(20.01)%다.

한국토지신탁은 부동산 개발분야에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 한진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부지 개발사업을 감당할 만한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사업에 여러 차례 참여한 만큼 한국토지신탁의 한진중공업 인수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동부건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키스톤에코프라임(지분 63.9%)인데 한국투자신탁은 키스톤에코프라임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핵심자산인 부산 영도조선소는 연면적이 26만 ㎡에 이르러 상업지로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대규모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부동산개발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의 사업구조가 이미 조선에서 건설업체로 기울어져 있어 매각 뒤 영도조선소에서 조선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바라본다. 

부산 영도조선소는 건너편에 대규모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부산 북항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상복합시설 등이 들어서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지 개발의 사업성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동부건설은 부산 감만1구역, 충남 당진수청1지구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신탁사업에 참여해 주택사업에서 시너지효과를 누렸다.

동부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지난해보다 15계단 오른 21위를 차지한 뒤 9월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대형 건설사인 GS건설,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도전하는 등 주택사업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8일 한국토지신탁이 진행하는 신탁재개발사업인 흑석11구역의 현장설명회에도 모습을 보이며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신탁이 인수해 사용하고 있는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로 사옥을 11월16일 이전하며 시너지효과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옥 이전을 통해 최대 투자자인 한국토지신탁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대한다"며 "한진중공업 인수 등과 같은 개별사안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 받지는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한진중공업 인수 본입찰 참여와 관련된 내용을 지금 단계에서 외부에 내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토지신탁이 한진중공업 인수전에서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를 넘어설 지는 미지수다. 

KDB산업은행이 한진중공업 채권단에서 핵심역할을 하고 있는데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우건설 역시 개발사업 의지가 강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