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이재용의 주식 삼성SDS 성장 중요해져, 홍원표 부담 커져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중장기 성장을 향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홍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하게 실적 증가를 이끌어 왔다.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성과지만 갈증은 여전하다.

더욱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 지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27일 홍 사장은 삼성SDS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모두발언에서 “2025년까지 중장기 성장을 위해 통합과 플랫폼을 성장축으로 선정했다”며 “성장 방향에 맞춰 사업구조 개편, 인적 경쟁력 강화, 전략투자 실행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3분기 3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영업이익도 2200억 원으로 2019년 3분기보다 6.4% 늘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냈다.

삼성SDS는 상반기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으나 하반기에 빠르게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후퇴하더라도 연간 매출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 사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지능형공장(인텔리전트팩토리), 솔루션 등 4대 IT 전략사업을 앞세워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18년 처음으로 매출 10조 원을 넘었고 2019년에는 영업이익 1조 원에도 근접했다. 

해외매출 비중을 50%대 초반에서 50%대 후반까지 끌어올린 점과 삼성그룹 외 고객 매출 비중이 10%대 초반에서 10%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인 부분도 눈에 띈다.

이런 성과 속에 삼성SDS는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A1 등급을 받았다. 안정적 사업구조와 우수한 재무구조를 인정받아 국내 민간기업 중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을 획득했다.

그럼에도 삼성SDS 주가는 오히려 홍 사장 취임 전보다 하락했다. 주가는 2018년 초 20만 원 중후반대를 넘어들었으나 지금은 10만 원대 후반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 의존도가 여전히 높고 물류사업 수익성이 아직은 낮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홍 사장이 사업구조 개편과 전략 투자 등을 통한 중장기 기업가치 확대를 계속 추진하는 이유다.

삼성SDS 기업가치가 중요한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일가가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삼성SDS 지분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각 지분 3.9%를 들고 있다.

시장은 당장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SDS의 배당이 확대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삼성SDS는 4조 원이 넘는 현금 및 예금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 확대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SDS의 2019년 배당수익률은 1.2%로 이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주요 회사인 삼성물산(1.8%)이나 삼성전자(2.6%)에 미치지 못했다. 배당성향도 25%로 삼성물산(31%), 삼성전자(45%)보다 낮다.

다만 삼성SDS가 배당을 늘려도 이 부회장이 확보할 수 있는 배당금은 연간 수백억 원 수준을 넘기 어렵다. 천문학적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속세 납부 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삼성SDS 지분이 없더라도 그룹 지배력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삼성SDS 지분은 이 부회장이 조 단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 처분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확대돼야 한다. 공교롭게도 홍 사장이 성장을 예고한 2025년은 상속세 분할 납부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에 삼성SDS 기업가치가 충분히 오른다면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현금화해 세금 납부에 활용할 수 있다.

홍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클라우드와 솔루션사업 등을 앞세워 디지털 전환 시장 공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성능컴퓨팅(HPC) 서버 증설과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등 시설투자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사업의 유기적 성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홍 사장은 인수합병 등 삼성SDS의 비유기적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4조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실탄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S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4조 원을 초과하는 현금 활용방안을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라며 “신기술 확보와 사업실행 역량 강화, 고객기반 확보 등을 목표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최근 신기술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삼성벤처투자 펀드 참여액을 기존 300억 원에서 2배로 늘렸다. 이를 통해 신기술을 확보하고 전략적 협력도 확대해가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