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사장이 주력시장 북미에서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발 넓히기에 나섰다.

아시아시장 위주로 사업을 하던 모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뒤를 대비해 시장 다변화를 통해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산밥캣 시장 다변화 더 속도, 박성철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뒤 대비

▲ 박성철 두산밥캣 대표이사.


26일 두산밥캣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온라인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12종의 신제품을 내놓는 등 유럽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며 2년 안에 유럽 소형건설기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밥캣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조종 기술인 '맥스 컨트롤'과 제품 부품을 언제든지 구매할 수 있는 맞춤형 고객지원 프로그램 등도 유럽시장에 처음 내놓으며 시장 다변화의 의지를 내비쳤다.

북미와 함께 세계 건설기계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꼽히는 유럽은 도심의 좁은 지역에서 진행하는 공사가 늘어나면서 소형 건설기계의 수요가 커지고 있어 시장 전망이 밝다고 평가된다.

두산밥캣이 다루는 미니 굴착기는 유럽시장 규모가 연 9만 대 수준으로 유럽 전체 소형 건설장비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유럽의 콤팩트 휠로더(바퀴 달린 짐싣는 기계) 시장도 연 2만 대로 적지 않은 규모다.

현재 두산밥캣 매출에서 북미시장 비중은 73%(1조2324억 원)인데 유럽·중동·아프리카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20% 정도(2020년 상반기 3389억 원)에 머문다. 그 밖의 기타 시장은 6%(1089억 원) 정도의 점유율을 보인다.

박성철 사장은 지난해 10월 체코 도브리스에 두산밥캣의 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EMEA) 법인 신사옥 개소식에 참여하는 등 북미지역 밖 시장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박 사장은 신사옥 개소식에서 “체코 법인은 유럽과 중동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작업이 진행되자 북미 이외 시장다변화에 속도를 높이는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20년 상반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1조9569억 원, 영업이익 1841억 원을 거뒀다. 중대형 건설기계를 위주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주력으로 삼았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아래 두산인프라코어를, 두산인프라코어 아래 두산밥캣을 두는 형태로 건설기계사업을 펼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매각된다면 두산밥캣이 독자적으로 북미 이외 지역사업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두산밥캣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의 시점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과 겹치긴 했지만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추진해왔던 것"이라면서도 "그룹으로서는 두산밥캣의 북미 이외 시장 강화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충격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산밥캣은 선진국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강하다"며 "일부 지역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굴삭기를 두산밥캣 판매 채널로 판매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북미 이외의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신제품 출시와 관련한 여러 공식행사 자리에서 “글로벌 소형 건설장비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며 “인도를 생산거점으로 활용해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지역으로도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2019년 3월 인도에 연 8천 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준공했다.

두산밥캣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던 8월에도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시장 다변화에 속도를 높였다.

아시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존에 체코 공장에서 생산했던 소형 굴착기 등 건설기계들을 중국 쑤저우 공장에서 만들어 빠르게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두산밥캣은 중국의 소형 건설기계시장에 진출하면서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도 발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두산밥캣 다른 관계자는 “중국 소형 굴착기시장은 도시화 진전에 따른 실내작업 증가, 인건비 상승 등과 맞물려 높은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을 생산거점으로 아시아뿐만 아니라 오세아니아, 라틴아메리카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시장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