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1월 임기 만료 이후에는 어떤 역할을 맡게 될까?

박 사장은 현대건설 재무구조를 단단히 만든 성과를 인정받는다면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부름을 받아 현대자동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임기 3개월 남아, 연임할까 정의선 부름 받을까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14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다음 대표이사 사장을 정하는 이사회, 주주총회 일정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박 사장이 내년 1월5일로 3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연임이나 후임 인선 절차 등을 공식화하지 않은 것이다. 

박 사장은 임기 3년 동안 현대건설을 재무적으로 단단한 회사로 자리잡게 한 만큼 연임 가능성은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순현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을 상반기 기준으로 5조3천억 원 넘게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 현금성 자산이 3조5천억 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살피면 박 사장이 임기 동안 현금성 자산을 1조8천억 원이나 불린 셈이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이 현금성 자산 3조3천억 원보다도 많은 것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상반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13.3%에 그친다. 건설회사는 각종 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부채비율이 200% 수준만 유지해도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건설이 신용등급에서도 건설업계 최고수준인 A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까지 살피면 박 사장이 재무적 부분에서 거둔 성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박 사장 임기 동안 현대건설 영업이익이 취임 이전보다 다소 줄었던 점은 연임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박 사장이 이끈 이후 현대건설은 2018년 영업이익 8400억 원, 2019년 영업이익 8821억 원을 거뒀다. 

올해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6500억 원가량에 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외부 환경악화 등이 영업이익 후퇴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현대건설이 2015~2017년에는 1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사장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데 감점요인이 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시대를 맞이하면서 박 사장이 임기를 마친 뒤 현대차그룹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재무전문가로 손꼽히는 박 사장을 다시 불러들여 그룹의 재무의 요직에서 다시 일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동안 현대자동차에서 재무관리실장, 재경사업부장, 재경본부장 등을 맡으며 중용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사람으로, 박 사장은 정의선 회장의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현대건설 내부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박 사장의 향후 거취에 관해 말을 아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