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29일 국내 최초로 주식형 액티브(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공모펀드 시장과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국내 1, 2위를 다투며 치열한 양강 대결을 펼쳐왔는데 성장 잠재성이 큰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누가 승기를 잡게 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주식형 액티브 ETF로 맞붙는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와 삼성자산운용 로고.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시장은 규모가 작지만 운용사 역량에 따라 단기간에 투자자에게 이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나온다.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지수를 단순히 추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능동적 운용을 통해 초과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삼는 금융상품이다. 지수 추종 성과에 플러스 알파(α)를 추구한다는 의미에서 '알파 시킹 ETF(alpha seeking ETF)'로 불리기도 한다.

지수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만큼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변동성이나 위험도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와 비교해 클 수 있다.

29일 상장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AI(인공지능)코리아그로스액티브'와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혁신기술테마액티브'는 기존 패시브 상장지수펀드와 비교해 운용사의 역량이 발휘될 여지가 크다.

앞서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투자저변 확대와 다양한 투자수요 충족을 위해 7월27일 세칙개정을 통해 채권형에만 허용되던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의 범위를 주식형으로 넓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장외에서 거래되던 주식형 액티브 펀드를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편입 종목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모펀드와 유사성을 지닌다. 이와 함께 운용보수는 더 낮아지고 접근성은 높아진다.

최근 공모펀드 판매액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가 자산운용사의 활로를 찾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는 이유다.

'타이거 AI(인공지능)코리아그로스액티브'와 '코덱스 혁신기술테마액티브'의 총보수는 각각 0.40%, 0.30%다.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액티브 공모펀드의 총보수가 대부분 1%를 넘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가운데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2019년 한 해 동안 4조7195억 원이 순유출됐다. 2020년에는 감소세가 빨라져 8월 말까지 4조5722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각기 다른 운용전략을 들고 나왔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혁신기술테마액티브는 '혁신기술'이라는 테마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AI(인공지능)코리아그로스액티브는 '성장성'을 주요 투자지표로 각각 잡고 차별화를 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는 패시브와 비교했을때 테마가 확실하거나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비중이 높거나 패시브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장지수펀드로 자금유입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는데 두 운용사는 각자의 전략을 내세우며 이같은 흐름에 발맞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먼저 삼성자산운용 출시하는 혁신기술 테마 액티브는 운용자산의 70%를 코스피지수 구성 종목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는 ‘혁신기술 테마 포트폴리오’에 투자한다.

혁신기술 테마 포트폴리오는 특허청의 4차산업혁명 관련 16대 기술분야의 각 분야별 특허 발원건수를 바탕으로 최근 3년 기준 상위 7개 대표 테마로 구성하게 된다. 금융 빅데이터 업체와 협업을 통해 종목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체 인공지능을 통해 기대수익률 높은 종목을 선별한 뒤 해당 종목의 편입비중을 늘려 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아직 패시브 상장지수펀드와 비교해 그 규모가 크지 않다"면서도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운용역량에 따라 성과가 극명히 갈리는 만큼 자산운용사에게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자산운용사 아크(ARK)는 올해 들어 가파른 성장을 이뤘는데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가 동력이 됐다.

이티에프닷컴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아크는 상장지수펀드 운용규모 145억9157만 달러(약 17조1320억 원)를 보이며 미국 전체 상장지수펀드 운용사 가운데 16위에 올라있다. 올해 초 31억2693만 달러(약 3조6713억 원)에서 4배 이상 커진 규모다.

아크는 산업의 판도를 바꿀 4차산업기업이라는 테마를 바탕으로 투자를 실행한다. 올해 급등세를 보여온 미국의 전기차회사 테슬라를 주요 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는 사실로도 이름을 알렸다.

아크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는 단 7개로 이 중 5개가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다. 코로나19 이후 아크가 편입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서 유입규모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아크의 주식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지닌 'ARKK'는 24일 기준으로 3개월 수익률 21.48%, 1년 수익률 98.20%라는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흥행가도를 달렸다.

'ARKK'는 8월 한달 동안 9억9413만 달러(약 1조1700억 원)의 순유입을 보이며 전체 상장지수펀드 순유입규모 10위 권에 들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