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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정책

조성욱 애플 자진시정안 받을까, 공정위가 면죄부 준다는 비판은 부담

김예영 기자
2020-09-23   /  16:55:5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애플의 자진시정안을 의결할지 주목된다.

조 위원장은 애플이 신청한 동의의결 절차에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는데 야당을 중심으로 애플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부담을 안고 있다.
 
조성욱 애플 자진시정안 받을까, 공정위가 면죄부 준다는 비판은 부담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동의의결은 법을 어긴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회복과 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고 공정위가 타당성을 인정하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23일 공정위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애플과 관련된 이해관계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의견 수렴절차는 10월3일까지 진행된다. 이후 이해관계인들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 행정부처의 의견을 반영해 전원회의에서 자진시정안을 심의한다.

최근 야당과 통신업계에서 공정위가 애플에 '면죄부'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공정위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애플코리아가 2009년부터 이동통신사에 전가한 광고비를 1800억 원에서 27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자진시정안은 1천 억원으로 지나치게 적게 책정됐다”며 “최소 800억 원 이상 증액해야 하며 글로벌기업에 헐값에 면죄부를 주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2014년 네이버 동의의결 당시 공정위가 1천억 원의 금액을 책정했다는 점을 고려해 애플의 동의의결 금액을 대폭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공정위가 네이버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관련한 제재를 강화하며 글로벌기업과 '역차별'한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만큼 조 위원장이 '면죄부' 비판을 무시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동의의결 절차가 그대로 마무리되면) 1천억 원에 애플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애플이 공정위 처벌을 피하기 위한 면피용으로 시정안을 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 위원장이 애플의 자진시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공정위가 애플의 자진시정안을 받아들이기까지 시정안 내용을 놓고 여러 차례 논의와 보완∙수정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6월 면죄부 논란에 "공정위는 애플이 애초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제시한 자진시정방안을 미흡하다고 봤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보완을 했다"며 "5월 말 애플이 보완해 제출한 방안이 들어와 (동의의결 절차를 밟기로)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애플은 공정위에 제출한 자진시정안에 75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중소기업 연구개발(R&D)과 취약계층 정보기술(IT) 교육을 지원하고 250억 원이 소진될 때까지 소비자들의 아이폰 수리비용을 10% 낮춰주는 등 구체적 내용과 금액을 담았다.

광고비와 수리비를 국내 통신사에 떠넘기는 등 논란이 된 불공정 조항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동의의결 절차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우리는 한국 소비자들을 아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더 풍요로운 삶을 위해 소비자들이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모든 파트너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위원장이 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동의의결제도와 관련해 여러 차례 긍정적 태도를 보인 적 있다는 점도 애플의 동의의결이 확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조 위원장은 18일 ‘동의의결제도의 평가와 향후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 축사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동의의결을 통해 적시의 조치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동의의결제도는 앞으로 디지털 경제시대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3월5일 ‘2020년 공정위 업무계획’ 발표에서는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동의의결제도를 적극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직접적 피해자인 국내 통신업계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애플이 자진시정안을 내놓은 것에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조금 더 실용적이고 구체적 방안을 내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이동통신 시장의 특성상 갑횡포는 계속 이어져왔고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플은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내놓은 뒤에 TV광고비, 옥외 광고비, 매장 진열비, 수리비 등을 국내 이동통신사에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보조금 지급과 광고 등에 간섭했다는 의혹도 있다.

10월3일 이후 공정위 전원회의 심의에서 자진시정안이 의결되면 애플의 동의의결은 최종 확정된다. 전원회의에서 애플의 자진시정방안이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면 동의의결 절차는 무산되고 제재 관련 심의가 다시 시작된다.

애플 자진시정안은 공정위 누리집(www.ftc.go.kr)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이해관계인 누구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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