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전기차의 핵심으로 꼽히는 배터리 확보를 놓고 어떤 전략을 펼칠까?

정 수석부회장은 테슬라처럼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하는 방안보다는 합작회사 설립 등 국내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물량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Who] 정의선은 현대차 전기차배터리 어떻게 확보할까 시선집중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3일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대략 2023년부터 성능은 더 좋고 가격은 현재의 절반인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대량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2022년부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배터리 생산 내재화에 속도를 낸다는 것인데 빠르게 전기차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배터리 부족상황에 놓일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겠다”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 차지해 전기차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커질수록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의 주도권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 배터리데이가 이처럼 주목을 받는 것은 완성차업체와 배터리업체 사이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 됐다는 의미”라며 “전기차시대에 배터리 핵심기술을 내재화할 수 있느냐가 완성차업체의 중요한 경쟁 우위지점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 수석부회장도 배터리 물량과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는 셈인데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가 내재화보다는 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따라 만나며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논의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위와 6위 업체로 이들이 국내업체라는 점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본격적 경쟁을 앞둔 정 수석부회장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 역시 7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 앞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분야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 투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SK이노베이션과는 국내 전기차 배터리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생산, 판매, 관리, 재사용 등 전기차배터리 생애 모든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결과적으로 국내 배터리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LG화학과 인도네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Who] 정의선은 현대차 전기차배터리 어떻게 확보할까 시선집중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6월22일 전기차 배터리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에서 배터리만큼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자율주행분야에서도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Aptiv)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분야에서도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과 사뭇 다르다.

정 수석부회장이 인수합병 등을 통해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테슬라뿐 아니라 폴크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업체도 배터리 자체 생산을 준비하며 전기차시대를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업체는 단순히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전기차시장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생산 내재화가 전기차시장 경쟁의 기본 전제조건이 될 수 있는데 이때는 적극적 인수합병을 통해 역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LG화학, SK이노베이션, 중국 CATL 등 전부 외부업체에서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의왕연구소에 자체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소규모로 샘플 생산 등에만 쓰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할 계획은 없다”며 “오픈 이노베이션을 바탕으로 외부업체와 협력을 지속해서 넓히는 방식으로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