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은행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연임에 성공할까?

금융권에서 허 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KB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허 행장도 무난히 연임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Who] 허인 KB국민은행장 재연임에 무게, 세대교체론 비켜가나

허인 KB국민은행장.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이 일찌감치 재연임을 확정지은 만큼 KB국민은행장 선임절차도 예년보다 빨리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9월 말 다음 행장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허 행장의 임기는 11월20일 끝난다. 

다음 KB국민은행장을 놓고 금융권에서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허 행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시됐지만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행장 선임에 고려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12월 말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등의 임기가 일제히 끝나면서 이들도 다음 행장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KB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허 행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허 행장이 KB국민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끈 데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것이다. 내부에서 다음 행장을 놓고 별다른 하마평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 행장이 이끈 3년 동안 KB국민은행은 순이익 1위를 탈환했다. 올해 상반기까지도 1위를 지키고 있다. 상반기 신한은행은 1조1407억 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KB국민은행은 1조2467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신한은행을 앞섰다.

KB국민은행은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해외사업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4월 캄보디아의 소액대출 금융회사 ‘프라삭마이크로파이낸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데 이어 최근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지분도 추가로 인수했다.

상반기 KB국민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409억 원으로 1년 전(96억 원)보다 326%나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금융권을 휩쓴 각종 부실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자유롭다.

내부에서도 허 행장의 연임을 바라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 직원들은 허 행장의 업무 스타일이 합리적이고 무난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몸담고 있는 한 직원은 “허 행장은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어 직원들이 힘들다고 하면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편”이라며 “직원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아 연임을 바라는 직원도 많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지난 3년 동안 윤종규 회장과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허 행장은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뒤 행장을 지낸 유일한 인물이다. 3년 전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때부터 두 사람의 호흡에 금융권의 관심이 높았는데 3년 동안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았다.

허 행장이 KB국민은행의 안살림에 힘썼다면 윤 회장은 계열사의 시너지 모색과 해외사업 강화 등 KB금융그룹의 큰 그림을 그리면서 역할 분담을 명확하게 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을 둘러싼 외부환경도 허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은행에서도 위기관리와 업무 연속성이 한층 중요해졌다.

허 행장의 연임이 적어도 KB국민은행 안에서는 대세론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허 행장의 발목을 잡을 건 사실상 ‘세대교체론’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윤종규 회장에 이어 허 행장도 연임하면 두 사람 모두 2차례나 연임하게 되는 만큼 KB금융그룹의 1인자와 2인자가 모두 오랜 기간 자리를 지키는 데 따른 부정적 시선이 나올 수도 있다. 금융권 전반에 디지털 전환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세대교체 필요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흐름에서 비켜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허 행장이 처음 선임될 때만 해도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1960년대에 태어나 가장 젊었는데 이제 1963년에 태어난 시중은행장도 2명이나 늘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모두 1963년에 태어났다. 허 행장은 1961년 출생이다.

허 행장은 2017년 11월 KB국민은행장에 올라 2년 임기를 마쳤고 지난해 연임했다. 이번에 재연임에 성공하면 1년 임기를 더해 모두 4년째 은행장을 이어가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